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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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장에서 중국 때문에 웃고, 중국 때문에 우는 종목이 늘고 있다. 대중(對中)경제 의존도가 높은 탓에 중국시장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편에선 ‘상품 한류’ 수혜를 입고 주가가 ‘도약’하는 종목이 있는 반면 일부 제조업 분야에선 중국 업체 추격이 거세지면서 장기 침체 우려마저 커지는 모습이다.

중국 수혜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은 올 들어 증시를 주도하는 화장품을 중심으로 한 소비재 종목과 문화 관련 종목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화장품주 대표주자 아모레퍼시픽은 꾸준히 40만원 선 근처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방문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줄곧 연초 대비 8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콜마, 코스맥스처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 로컬 화장품업체 성장의 수혜도 같이 누리고 있다.

레저·문화와 식음료 관련주도 여전히 강세다. 중국 영화시장에 장기투자를 해온 CJ CGV는 최근 3개월 새 주가가 두 배가량 뛰었다. 한류스타 탤런트 김수현을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업체 키이스트 주가도 4월 중순 이후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다. 전기밥솥 업체 쿠쿠전자도 중국 수출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5월 이후로만 주가가 38% 넘게 상승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밥솥 업체들의 중국 수출액이 4월엔 전년 대비 110%, 5월엔 171% 늘어났다”고 말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파트너인 인천여우 곽지문 대표는 “중국 식품소비 성향이 고급화하면서 오리온, 풀무원, 매일유업 등이 만드는 제품의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점쳤다.

반면 중후장대형 제조업은 중국 후발업체들의 추격이 빨라지면서 울상이다. 중국 현지 업체 부상 탓에 시장점유율이 떨어진 현대자동차는 최근 1년 최저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선과 철강업종 대형주도 중국 경쟁업체 추격 등의 영향으로 지지부진하다.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는 “중국과 기술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고 가격 경쟁력을 잃어가는 전통 제조업의 경우 고전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