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항공·카지노株, 메르스 직격탄…실적 타격 현실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내수 침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증권가에서 항공, 여행, 카지노 등 메르스 피해주(株)로 분류되는 기업의 실적 추정치를 잇따라 내려잡고 있다.

다만 주가 부분에서는 선제적으로 이미 급락세를 겪은 기업의 경우에는 저가 매수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란 진단이다.

19일 항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메르스 우려가 본격화된 지난달 마지막 주말과 이번달 둘째 주말의 일평균 수송객(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산)이 21만4000명에서 17만5000명으로 3만9000명이 감소해, 감소폭이 18.2%로 집계됐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여행객 중 중화권 관광객의 국내 여행 취소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은 메르스 영향에 따른 승객수 감소로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액은 2조66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전분기 대비 7.3%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한국 항공사의 수요 감소로 올 2분기 실적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메르스 영향력은 3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엄 애널리스트는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사스·SARS) 발병 당시와 비슷하게 수요 감소 영향이 집중되는 시기가 4개월 정도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3분기 여객수요 증가폭도 3% 내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를 찾는 여행객의 감소 폭이 큰 상황이라 외국인 카지노 기업의 실적 추정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양일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5월에 중국인 입국자가 1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6월의 경우에는 메르스 영향으로 5월에 비해 크게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국인 아웃바운드(출국자수)에 비해 외국인 인바운드(입국자수) 수치가 가파르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한국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크게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중국인 방문자가 1% 정도 감소할 경우 외국인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GKL의 영업이익은 각각 2%, 0.8%씩 줄어든다고 추산했다. 이에 올해 파라다이스와 GKL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각각 5%, 12%씩 하향 조정됐다.

실적 추정치는 하향 조정됐지만 주가 측면에서는 메르스 우려가 선제적으로 반영된 상황이라 추가적인 하락 보다는 제한적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둔 분석이 많다. 이날의 경우에도 항공주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4~5%대 급반등에 나서고 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항공사 주가가 지난달 29일 이후 13~19% 가량 하락했다"면서 "메르스의 진정 시기를 가늠하기 힘들지만 최근 주가 약세폭과 이연 수요를 감안할 때 서서히 저가 매수가 가능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여행주의 경우에는 실제적인 타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하나투어의 경우 아웃바운드에 비해 인바운드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3%에 불과해 메르스 여파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다른 메르스 피해 업종과 비교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르스 사태로 여행주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았지만 인바운드 비중이 전체 매출액 대비 미미하고, 아웃바운드 취소는 사실상 크지 않아 주가 하락은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최성남 한경닷컴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