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월 300만원의 행복…'황금 노후' 준비는 지금부터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만 80세가 넘습니다. 역사상 가장 긴 생존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죠. 삶의 질 향상과 의료기술 발달 덕분입니다. 그렇다면 다들 행복할까요? 자신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장수=축복’이란 등식이 항상 성립하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준비 안된 수명 연장은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은퇴 이후 필요한 돈을 일률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골프나 해외여행을 취미로 하고 있다면 노후 자금을 더 준비해야 합니다. 산책이나 바둑 정도를 소일거리로 하겠다면 비용을 낮출 수 있겠지요.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저비용 취미를 선택해야 한다면 유쾌한 일은 아닐 겁니다.

은퇴 후 필요자금 방정식은 다양합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은퇴 후 적정 생활비를 월 279만원(부부 기준)으로 계산했습니다. KB국민은행 경영연구소는 베이비부머의 노후생활에 최소 3억6000만원(거주 주택 제외)이 있어야 한다고 했지요. 하지만 자산이 3억6000만원을 넘는 가구는 전체의 24%에 불과합니다. 이 계산법 대로라면 베이비부머 네 가구 중 세 가구는 노후 생활자금이 많이 부족하다는 얘기입니다.

나머지 한 가구도 노후 준비가 잘 돼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선진국에선 은퇴자들에게 퇴직 전 소득 대비 70% 이상의 고정소득이 나오도록 재무설계를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은 70% 이상이 현금화하기 어려운 부동산에 쏠려 있지요. 금융자산의 내용 역시 1년짜리 정기예금 등 단기 상품 위주입니다. 반대로 연금 비중은 지나치게 적습니다. 대다수가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준비 안된 노후’를 맞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합해 매달 300만원(현재가치 기준) 정도의 현금이 안정적으로 나와야 여유로운 노후를 즐길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죽을 때까지 월 300만원의 연금 수령. 불가능한 목표가 아닙니다. 장기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적립하는 습관, 가급적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 수완, 세제 혜택 상품을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 이런 게 관건이지요. 프리미엄 재테크섹션인 ‘베터라이프’ 6월호에서 실마리를 얻기를 바랍니다.

조재길 증권부 차장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