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에 걸쳐 진행됐던 일동제약의 경영권 분쟁이 종료됐다. 녹십자가 보유하고 있던 일동제약 보유지분 전량을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에게 매각했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29일 녹십자와 녹십자홀딩스, 녹십자셀이 보유 중인 일동제약 주식 735만9773주(지분 29.36%) 전량을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에게 매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윤 회장 등 일동제약 최대주주 측은 기존 보유지분 32.52%에 이번 인수 지분을 더해 61.88%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경영권이 강화된 것이다.

일동제약 최대주주와 녹십자와의 경영권 분쟁은 2014년부터 촉발됐다. 녹십자는 지난해 1월 임시주총에서 지분 10%를 보유한 피델리티와 손잡고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무산시킨 바 있다. 지주회사 전환은 경영권 강화를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녹십자가 일동제약을 인수하려 한다는 관측을 불러왔다.

이후 녹십자는 올해 일동제약 정기주총에서는 녹십자 측 인사로 구성된 사외이사 및 감사 선임안을 제안하며, 경영 참여 의지를 노골적으로 공개했었다. 그러나 정기주총 표결에서 충분한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한 녹십자는 일동제약 측의 이사 및 감사 선임안에 찬성하며 이사회 참여 시도를 접은 바 있다.

사실상 경영 참여 실패로 녹십자가 보유지분 매각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녹십자의 이번 결정은 주가에도 바로 반영됐다. 일동제약 주식 처분으로 1309억원의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녹십자가 5.93% 급등했고, 일동제약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13.40% 급락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