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세점 입찰 마감 'D-3'…증시서 '면세 사업' 수혜주 찾기
서울 면세점 입찰 마감(6월1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증시 참여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중국 소비주(株)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화장품'에서 '면세 사업'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라서다.

관세청은 입찰에 나선 기업들의 사업계획서 등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7월 중 대기업 두 곳, 중견기업 한 곳을 새로운 면세 사업자로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벌써부터 사후 면세점을 비롯해 환급사업 관련업체들까지 중국 관광객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을 추진 중인 기업은 신세계, 호텔신라, 현대백화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SK네트웍스, 호텔롯데(롯데면세점), 이랜드그룹 등이다.

호텔신라는 현대산업개발과 합작법인을 통해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부지에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용산 아이파크몰과 연계, 1만3200㎡(약 4000평)의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는 강남점이 아닌 명동 본점 명품관 전체를 서울 신규 면세점 후보지로 결정했다. 주변 남대문 시장과 연계해 현재 롯데가 독식하고 있는 명동 면세점 수요를 빼앗아 오겠다는 복안이다.

현대백화점은 모두투어 등 중소기업들과 합작법인 '현대DF'를 설립, 강남 코엑스 부지에 면세점을 세우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 외에 롯데는 서울 동대문 피트인에, SK네트웍스는 케레스타에 면세점을 세운다는 계획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이랜드는 홍대 입구 서교자이갤러리를 면세점 부지로 제시했다.

서울 시내 면세점은 매출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일 것이라고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오프라인 성장에 제동이 걸린 유통업체에는 충분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연간 10% 증가하는 수준의 보수적인 가정을 하더라도, 올해부터 2020년까지 중국인 관광객 면세 매출은 총 3조원 증가호, 국내 면세점 시장은 매년 7%씩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42% 늘어났으며 올해 3월까지도 평균 38% 증가율을 기록했다.

윤 연구원은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이라는 입지적 우위를 통해 견조한 매출이 담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외국인의 면세점 지출 금액은 5억달러이며 이 중 67%가 서울에서 소비됐다. 또 서울 면세점에서 소비된 금액 중 외국인 비중은 83%에 달했다.

서울 시내 면세점으로 면세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사후 면세점과 환급사업을 벌이는 업체들도 투자자들의 '구매목록'에 올라가고 있다. 글로벌택스프리와 케이티스 등이 대표적인 환급 대행업체다.

사후면세제도는 외국인 관광객이 물건을 구입 후 출국할 경우 이를 상품의 수출로 간주, 부가가치세를 환급해주는 제도다.

현재 사후면세점은 7600여개가 있으며 환급세액 기준 사후면세점 판매액은 지난해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7.1% 늘어난 2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내국세 환급(택스리펀드) 시장도 지난해 218억원 규모 대비 125% 커진 491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업인 케이티스는 중국 은련카드와 함께 무인 내국세 환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택스프리는 전국 4100개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다. 레이저 장비업체였던 엘아이에스(옛 엘티에스)는 중국 화청여행사 등과 손을 잡고 사후면세점 2개를 운영 중이다.

윤 연구원은 "택스리펀드에 대한 이용 의식이 강한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택스리펀드 시장 규모도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라며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2~3건의 환급전표를 발행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택스리펀드 서비스를 이용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200여만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14% 수준이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