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선각화증(왼쪽)과 편평세포암.
광선각화증(왼쪽)과 편평세포암.
피부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한국 피부암 환자 수는 2009년 1만980명에서 2013년 1만5826명으로 44.1% 증가했다. 1년에 9.6%씩 증가한 셈이다. 한국에서 피부암은 서양 국가에 비해 인식률이 낮은 편이다. 이준영 대한피부과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은 “피부암은 고령화되거나 자외선 노출 빈도가 많아질수록 유병률(有病率)이 올라가는 경향을 보인다”며 “한국도 이제는 안심지대가 아니다”고 말했다.

피부가 햇빛에 오래 노출돼 생기는 광선각화증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2009년 6547명에서 2013년 1만1522명으로 약 76% 증가했다. 광선각화증은 피부암의 전 단계로 볼 수 있으며 이를 방치하면 암으로 발전한다. 광선각화증은 피부가 붉게 변하거나 습진이 생긴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하지 않고 놔두는 환자가 많다.

피부암은 일단 발병하면 초기에 빨리 치료해야 한다. 대부분 처방 연고를 바르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암 크기가 커지고 증세가 심해져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평소에 피부암에 대해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피부암 위험을 줄이고, 피부암이 발생했을 때 큰 고생 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게 피부과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이석종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없던 점이 생기거나, 점의 크기 및 형태가 점점 변하거나, 피부에 생긴 궤양 또는 상처가 잘 낫지 않는 등 조금의 이상이라도 느껴진다면 피부과를 한 번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육안으로는 암을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진단이 제대로 안 돼 다른 질환으로 오해하고 엉뚱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만약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도 잘 안 낫는다면 조직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피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외출 시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모자나 긴 옷 등으로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