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된 치킨시장…bhc 나홀로 매출 2배 '돌풍'
경기 고양시에서 bhc 치킨점을 운영하는 김영수 씨는 장사를 시작한 지 6년 만인 올해가 가장 즐겁다. 1000만원을 밑돌던 월매출이 지난해에는 3500만원으로 3배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늘 시큰거리던 손목 통증도 사라졌다. 김씨는 “본사에서 8조각으로 나뉘어져 배달되던 닭 재료가 작년 11월부터 12조각으로 공급된 덕분”이라고 했다. “신선육을 잘게 나누는 작업은 3시간 이상 걸리는 힘든 과정이라 점주들의 손목 부상이 잦다”는 설명이다.

포화된 치킨시장…bhc 나홀로 매출 2배 '돌풍'
요즘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는 bhc다. 200여개의 업체가 난립해 포화 양상을 보이는 치킨시장에서 bhc는 올 들어 월평균 40개씩 점포가 늘며 ‘나홀로’ 성장하고 있다.

회사 측은 현 추세대로라면 4월 말 기준 980개인 점포 수를 연말까지 1200개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맹점이 급증한 덕에 올 1~4월 매출은 6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92억원에 비해 116.5% 증가했다.

프랜차이즈 전문가들은 물류·메뉴 개발·소통 시스템 등을 가맹점주 시각에 맞춘 ‘발상의 전환’을 고속성장의 배경으로 꼽았다.

물류 시스템 개선을 위해 경기 광주의 물류창고와 가맹점을 오가는 배송트럭 100대에 자동 온도조절장치와 위성항법장치(GPS)를 부착했다.

점주가 신선한 닭고기를 받게 된 것은 물론 주문한 재료가 언제 점포에 도착하는지를 POS(판매시점관리)로 알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배달현황을 미리 파악해 효율적인 영업 준비가 가능해진 것이다. 물류 시스템 개선에는 2억7000만원을 투자했다.

8조각으로 나누던 닭 1마리를 12조각으로 분리해 가맹점에 보내는 것도 업계 최초다. 본사와 가맹점 간 소통채널인 인트라넷 ‘신바람 광장’에 올라온 한 점주의 건의를 적극 수용해 닭 재료 가공 설비를 개선한 결과다.

소스 공급 방식도 개선했다. ‘별코치’ 제품에 들어가는 ‘발사믹 소스’는 종전 한 봉지에 100개(개당 20g)를 넣어 공급했지만 지난달부터는 50개로 줄였다. 이 역시 소스 재고를 줄여달라는 점주의 건의를 받아들인 것이다.

신메뉴 개발도 인기몰이에 큰 역할을 했다. 프라이드치킨에 치즈가루를 버무린 신제품 ‘뿌링클’은 올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김용억 bhc 마케팅팀장은 “리서치회사와 함께 가로수길이나 홍대앞 상권의 맛집을 조사한 결과 치즈가 1020세대의 ‘맛 코드’로 자리잡은 점을 발견했다”며 “이후 치즈가루를 프라이드치킨에 버무려야 가장 식감이 좋다는 결론을 내리고 실행에 옮겼다”고 설명했다.

박현종 bhc 사장(사진)은 “점주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매달 가맹점이 40개씩 늘고 있다”며 “올 매출 목표인 20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삼성전자 에버랜드 등에서 20여년간 영업·마케팅업무를 담당한 삼성맨 출신이다. 2012년 제너시스BBQ로 스카우트되면서 프랜차이즈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미국계 사모펀드 TRG(The Rohatyn Group)는 2013년 6월 BBQ로부터 bhc를 1200억원에 사들였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