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대외 악재 밀려 16일 만에 2090선 턱걸이
외국인, 매도 전환…제일모직 급락
코스닥 엿새 만 반등…670선 회복


코스피지수가 대외 악재에 밀려 16일만에 2090선으로 내려앉았다.

그리스발(發) 금융 위기와 함께 글로벌 증시의 '고평가' 논란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58포인트(0.65%) 내린 2091.0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2100선 아래에서 출발한 지수는 오전 내내 하락세를 멈추지 않더니 장중 2060선까지 밀렸다.

오후 들어 개인이 매수세를 키우면서 2080선을 회복한 지수는 장 막판 기관 매도 물량이 줄며 2090선에 턱걸이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090선을 기록한 건 지난 달 13일(2098.92) 이후 16일 만이다.

간밤 미국 증시도 재닛 옐런 중앙은행(Fed) 의장의 '고평가' 발언과 부진한 경제지표에 하락 했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지수 하락은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영향과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를 선반영한 측면이 있다"며 "지수가 단기적으로 2050선까지는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채권 금리 하락으로 채권 시장을 빠져나온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며 "양적완화에 따른 유럽 경제 회복세가 본격화되면 코스피지수도 다시 강하게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1022억원 어치를 팔아 닷새째 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도 730억원 어치를 팔아 나흘만에 매도로 돌아섰다.

프로그램으로는 161억3000만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가운데 차익 거래가 50억3600만원, 비차익 거래가 110억9300만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업종이 내린 가운데 섬유의복(-8.12%)과 통신(-3.16%), 은행(-2.98%) 등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전날 급락했던 증권은 3% 넘게 반등했다. 골든브릿지와 유안타증권 등이 각각 8%, 5%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제일모직이 10% 이상 급락했다. 삼성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그동안 지주사 전환 기대를 받았던 제일모직이 큰 타격을 받았다.

SK텔레콤은 1분기 실적 부진 여파로 3.31% 밀렸다. 포스코신한지주 등도 2~3%씩 떨어졌다.

장중 내내 약세를 보이던 코스닥지수는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전 거래일보다 7.14포인트(1.07%) 오른 673.08로 마감해 엿새 만에 반등했다.

외국인이 171억원 어치를 사들여 지수를 끌어올렸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62억원, 41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가짜 백수오' 파동의 내츄럴엔도텍이 이날도 하한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포스코엠텍르네코 등도 하한가로 고꾸라졌다.

이스트아시아홀딩스는 화장품 제조사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는 소식에 8% 넘게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70원(0.90%) 오른 108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