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이주열 한은 총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출범 65년 만에 정기회의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여는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 회의를 미국과 유럽연합(EU)처럼 6주에 한 번 여는 방식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3일 한은 고위 관계자는 “기준금리 조정 등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통위 정기회의 횟수를 연 12회에서 8회 정도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지난달 말 내부 회의를 열고 논의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금통위원 7명이 참석하는 정기회의는 매달 둘째·넷째주 목요일 열린다. 둘째주 목요일 회의에서는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등 통화정책을 결정해 국내외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한은 내부에선 한 달에 한 번인 통화정책 결정 주기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금리 결정의 변수인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분기별로 나오는 데다 미국의 통화정책 회의체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6~8주 단위로 열리기 때문이다. 작년까지 한 달에 한 번 열던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이사회도 올해부터는 6주에 한 번으로 바뀌었다.

한은 관계자는 “금통위 회의가 선물·옵션 만기일(둘째주 목요일)과 겹쳐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는 문제점도 있다”며 “6주 단위로 회의를 열면 국내외 변수와 맞출 수 있어 경기 판단과 전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금통위 회의 횟수를 줄이면 1950년 6월5일 첫 금통위 회의 이후 정착된 한 달 단위의 통화정책 흐름이 65년 만에 변화를 맞는다. 기준금리에 예민한 채권시장 참가자와 해외 투자자들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유미/황정수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