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27일 오전 서울공항에 도착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순방 기간 내내 몸이 좋지 않았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첫 순방국인 콜롬비아 방문 때부터 편도선이 붓고 복통에 고열까지 와 매일 주사와 링거를 맞으며 일정을 소화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서도 4개국 모두에서 열린 1 대 1 비즈니스 상담회에 참석해 한국 중소·중견기업의 현지 수주 활동을 지원하고 상대국 정상과의 오찬·만찬에서도 한국 기업 현안을 챙기는 세일즈 외교에 집중해 수행원들이 ‘중소기업 대통령’이라는 별칭을 붙였다고 민 대변인은 전했다.

브라질 방문을 끝으로 9박12일간의 남미 순방 일정을 마친 박 대통령에게 국내에는 더 복잡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순방 기간 사의를 나타낸 이완구 국무총리의 후임 인선이 당장 급선무다. 박 대통령이 순방 기간인 지난 21일 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청와대는 이미 후임 총리 인선 작업을 상당 부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귀국 후 후임 총리 인선부터 곧바로 착수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후보군이 두세 명으로 압축됐으며, 막바지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후임 인선 결과 발표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4대 구조개혁 등 해결해야 한 과제가 밀려 있는데, 총리 인선으로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또 21일 이 총리 사의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경제 살리기와 정치개혁 등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친 만큼 경제 살리기를 위한 4대 부문(노동 공공 금융 교육) 구조개혁 과제 해결에 더욱 고삐를 죌 것이라고 청와대 참모들은 전했다. 이른바 ‘성완종 게이트’ 파문 역시 정치개혁의 계기로 삼아 현재는 물론 과거의 낡은 정치 관행을 혁파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정치권의 논란에 아랑곳하지 않고 원칙대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은 귀국 다음날인 28일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이번 일로 국정이 흔들리지 않고 국론 분열과 경제 살리기의 발목이 잡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내각에 주문할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