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20억弗 한국형 전투기 페루 수출 '지원사격'
박근혜 대통령이 페루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형 전투기인 FA-50 경공격기의 현지 수출 지원 사격에 나선다.

남미 4개국을 순방 중인 박 대통령은 19일 콜롬비아 방문을 마치고 두 번째 순방국인 페루로 이동했다. 박 대통령은 동포 간담회에 이어 20일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국방 및 방산 분야 협력 확대 등을 협의한다.

이 자리에서는 국산 기술로 개발돼 현지에 수출된 KT-1P 훈련기 외에 차세대 전투기인 FA-50 경공격기의 추가 수출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KT-1P 훈련기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만든 KT-1 훈련기의 페루 수출용 기체다. KAI는 2012년 페루와 총 20대(약 2100억원)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한-페루 ICT 산업단지 조성

현재 우리 군 당국과 KAI는 올 하반기 페루의 경공격기 구매사업과 관련한 기종 선정을 앞두고 FA-50 수출을 적극 타진 중이다. 특히 박 대통령의 페루 방문 기간 KT-1P 훈련기 현지 생산 1호기 출고행사가 열리는 만큼 FA-50의 우수성을 부각시킬 절호의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KAI 기종으로 결정되면 수출 규모는 기체 24대와 조종사 훈련프로그램을 합쳐 총 20억달러(약 2조1000억원)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이번 페루 방문에서 예상되는 경제성과에 대해 “창조경제 및 전자정부 협력 뿐 아니라 세관, 보건의료, 전력산업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정부와 기업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며 “양국 간 투자와 인적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사회보장 협정 서명도 이뤄질 것”이라고 현지의 유력 경제신문인 ‘헤스티온’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 페루와의 경제협력 확대와 관련해 “양국은 단순 교역에서 벗어나 인프라, 보건의료, 신재생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정보통신기술(ICT) 연구단지를 양국 공동으로 페루 현지에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 CNS, 교통카드 시스템 구축 확대

앞서 콜롬비아에서 열렸던 양국 기업 간 1 대 1 비즈니스 상담회에서는 총 16건, 1억달러 규모의 즉석 계약이 성사됐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한 생산설비업체 삼영플랜트는 현지 업체와 석재 분쇄장비 등 36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추진키로 했고, 서창전기는 현지화된 규격의 전력량계 20만대(300만달러 규모)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영어교재 콘텐츠를 개발하는 이퓨쳐는 중남미 시장 개척을 위해 3년간 현지 바이어와 줄다리기해 오던 중 이번 박 대통령 순방의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한다는 소식을 들은 바이어 측에서 2년간 25만달러 공급을 요청해왔다.

상담회와 별도로 LG CNS는 이번 박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중남미 지역에서의 교통카드 시스템 구축 사업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11년 보고타 교통카드 시스템 사업을 수주한 이래 지금까지 26개 터미널과 7700대 버스에 교통카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앞으로 1년 이내에 4300대 버스에 추가로 시스템을 구축해 총 1만2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다른 중남미 지역에서도 자동 운임징수 시스템, 스크린도어 시스템 등 스마트 교통 분야에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국수출입은행도 콜롬비아개발은행과 MOU를 맺고 콜롬비아 인프라사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하기로 했다.

보고타·리마=정종태/안정락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