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유진규 관악경찰서장 "경찰관 담당구역 책임제로 절도범죄 半으로 줄였죠"
서울 관악구는 원룸과 고시원 등이 밀집해 서울에서 가장 많은 ‘나홀로족’이 거주한다. 관악구의 1인 가구는 8만4000여가구(38.8%)로 서울 25개 구 평균(3만4000가구·24%)보다 훨씬 많다. 여성 가구도 6만7000가구로 1위다. 자연히 절도 성범죄 등 사건사고도 잦아 서울 31개 경찰서 중 112신고 건수가 3, 4위를 다툰다. 지역 특성을 고려한 골목 치안 유지가 그만큼 중요하다.

유진규 관악경찰서장(47·사진)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12신고가 많다고 해서 신고사건 처리에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며 “서민층이 밀집한 주거지역인 만큼 주민과 접촉 빈도를 높이기 위해 2월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경찰관 담당구역책임제’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관악서는 이를 위해 일선 지구대·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관 1인당 둘레 3㎞ 정도의 구역을 배정했다. 담당 구역을 맡은 경찰관들은 주간에 도보로 순찰하며 주민들을 만나 치안 불안 요소가 있는지 점검한다. 통장이나 상인 등 구역 내 여론 주도층과 연락체계를 구축하고 건의사항을 듣는 것도 이들의 역할이다.

관악서는 절도범죄 사건 처리도 강화했다. 유 서장은 “빈집털이범은 집안에 사람이 있을 경우 언제든 강력 범죄자로 돌변할 수 있는 만큼 강력사건에 준해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올해 1~3월 관악구에서 발생한 절도 건수가 예년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 서장은 “2013년 1~3월에는 204건, 지난해에는 197건이던 절도 범죄가 올해는 114건으로 줄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소 ‘미스터 소화제’(소통·화합이 제일이라는 의미)를 자임한다. 지난 2월에는 관내 난우중 졸업식에 참석해 경찰 포토존을 설치하고 학생 학부모와 어울려 기념사진을 찍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 서장은 “처음엔 아무도 같이 사진을 찍지 않을까봐 걱정했지만 희망자가 많아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겼다”고 말했다. 경찰서장이 직접 졸업식에 참석한 덕분에 소화기 분사, 밀가루 뿌리기 등 ‘막장 뒤풀이’도 자취를 감췄다.

유 서장은 29일 시행되는 관악을 보궐선거와 관련해 “관악을이 전국적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며 “후보 간 충돌 등에 대비하기 위해 선거상황반을 꾸려 24시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