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 1분기 약 3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시장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하는 실적이지만, 작년 동기에 비하면 1000억원 넘게 줄어든 수준이다. LG전자는 올해를 ‘수익성 개선의 해’로 정하고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분기 시장 상황은 좋지 않았다. LG전자가 강점을 지닌 중남미 국가와 러시아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달러화 가치가 오르고 중국 시장에서 선방하면서 실적을 어느 정도 지켜냈다.

그렇다고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LG전자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4788억원이다. 이와 비교하면 올해 1분기 실적은 1200억원가량 줄었다. 게다가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오는 29일 출시할 LG전자 스마트폰 G4의 마케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TV 부문에서도 세계 1위인 삼성이 자체 감사까지 실시하며 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여전히 위기 요인이다. 최근엔 한 중국업체가 G3 ‘짝퉁’을 10만원대에 판매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 효율화와 비용 줄이기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해외 영업력 강화를 위해 박석원 부사장이 이끄는 해외영업본부 산하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고 효율적인’ 조직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또 주말에 출근할 경우 특근비를 주는 대신 평일에 쉬게 하는 제도를 최근 도입했다. 마케팅비와 영업비용도 크게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절감한 비용은 제품개발에 집중 투입하고 있다. ‘판을 바꿀 만한’ 제품을 내놓지 못할 경우 2~3%대 영업이익률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2016년 신제품 디자인 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예전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으로 시장을 놀라게 할 만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