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되찾은 일본 기업, 더 강해졌다
일본 도쿄 아카사카의 후지필름 본사 3층에는 ‘오픈이노베이션허브’가 있다. 이 회사의 기술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얼핏 보면 필름회사 전시관인지 의심이 든다. 화장품, 의약품, 초정밀 인쇄기 등이 주된 전시물이어서다. 이전 기술을 보면 비로소 이해가 간다. 콜라겐, 나노, 광학 등 필름을 만드는 데 쓰이는 각종 원천기술이 어떻게 신기술로 발전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2001년만 해도 카메라 필름 등 이미지 관련 사업이 후지필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였다. 이 비중이 작년에는 15%로 줄었다. 야마다 다카시 오픈이노베이션허브 원장은 “과감한 혁신을 통해 죽어가는 필름사업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이 돌아왔다. 그것도 더 강해져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쟁력을 상실했던 일본 기업들이다. 바탕에는 혁신과 구조조정이 있다. 엔저(低)라는 ‘훈풍’도 도움이 됐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닛케이225지수 편입 기업(금융업 제외)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6.77%로,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된 한국 기업의 영업이익률(5.30%)보다 1.47%포인트 높다. 일본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3.99%로 한국 기업(6.34%)보다 낮아졌다.

위기를 거치면서 일본 기업은 더 강해졌다. 주력 사업이라도 돈이 안 되면 과감히 포기했다. 20년 후를 내다본 신기술을 개발했다. 결과는 ‘사이세 니혼(再生 日本·일본의 재탄생)’이었다. 2013년 일본 기업의 영업이익률(6.58%)은 한국 기업(6.13%)을 다시 앞섰다.

도요타는 2014회계연도에 영업이익률 10%로 현대자동차를 7년 만에 추월했다.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이 합병해 탄생한 신일철주금(新日鐵住金)은 2013회계연도에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을 앞섰다. 23년 만이다.

히사미 미타라이 시가대 교수는 “남들이 안 하는 것을 고집해 성과를 내는 것이 일본 기업의 저력”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과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은 4월3일 서울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아베노믹스 성공할 것인가’를 주제로 제5회 일본경제포럼을 개최한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한국과 일본의 경제정책을 비교, 평가할 예정이다. 집권 3년차를 맞은 우리나라의 박근혜 정권도 경제 재도약을 위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포럼은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의 공식 행사로 승인받았다.

주요 발표자는 △이종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아베노믹스 2년6개월 현황과 전망) △ 정태훈 경북대 교수(금융전략 평가) △ 김도형 한림대 겸임교수(재정전략 평가)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성장전략 전망) △최인한 한경닷컴 뉴스국장(한일 언론의 아베노믹스 평가) 등이다. ◆문의: 한경닷컴 마케팅팀 (02)3277-9960


▶한경닷컴 일본경제포럼 강연 신청하기

도쿄=남윤선 기자/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