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인 페이스북이 1000여개의 드론(무인항공기)을 띄워 세계 오지에 인터넷을 공급한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또 올해를 ‘가상현실(VR) 원년’으로 선언하고 관련 콘텐츠와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콘텐츠가 텍스트 사진 비디오 등을 거쳐 가상현실과 증강현실로 발전해 갈 것”이라며 “새로운 방식의 콘텐츠 공유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드론 1000개 띄워 전 세계 인터넷 연결…저커버그 '가상현실'의 꿈, 현실이 된다
○드론으로 전 세계 인터넷 연결

페이스북은 2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메이슨센터에서 열린 자사 개발자 대회 ‘F8 2015’에서 수만m 상공에서 인터넷 신호를 쏴주는 드론 ‘아퀼라’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아퀼라는 독수리라는 뜻의 라틴어다. 이 무인기는 날개 너비가 보잉 737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무게는 일반 소형차보다 가볍게 할 계획이다.

아퀼라는 날개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다. 별도의 추가 충전 없이 약 2만m 상공에 3개월간 떠 있을 수 있다. 페이스북은 아퀼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무인기 업체 어센타를 인수하기도 했다.

아퀼라는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은 오지 상공 등을 날아다니며 마치 비를 뿌리듯 인터넷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맡는다. 페이스북은 인터넷 인프라를 갖추기 어려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세계 인구의 10% 정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상현실 콘텐츠 적극 개발

페이스북은 또 올해를 가상현실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인공지능(AI) 등 미래 혁신 사업 구상도 공개했다. 마이크 슈뢰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페이스북에서의 혁신’이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에서 “앞으로 가상현실이 사람들을 연결하기 위한 수단이 될 것”이라며 “자녀와 떨어져 있는 부모나 친구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상현실 기기를 통해 ‘공간 이동’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슈뢰퍼 CTO는 “가상현실이 주류 기술이 되려면 사용자들이 ‘진짜 거기에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핵심 기술이 일정 수준 이상 발전해야 하는데 올해가 바로 그 최소한의 수준에 이르는 때”라고 설명했다. 올해 안으로 가상현실 기술을 상용화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이다.

페이스북은 이를 위해 가상현실 플랫폼인 ‘오큘러스’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가상현실을 결합한 360도 입체 비디오를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볼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종합 플랫폼 입지도 강화

페이스북은 기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메신저 플랫폼’도 발표했다. 더불어 소프트웨어 개발자 도구(SDK) 등도 공개했다.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자신의 앱을 페이스북 메신저 서비스에 손쉽게 연동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페이스북은 앞으로 쇼핑·뉴스·광고 등의 서비스를 강화하며 SNS와 메신저를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 회사로 입지를 굳혀 나갈 계획이다. 메신저 플랫폼을 키우기 위해 ESPN(스포츠), 더 웨더 채널(날씨), 디티(음악) 등 40여개사와 제휴도 맺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