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4개월 만에 살아난 한화…"지주사 수혜" vs "테크윈 인수 리스크"
한화가 1년4개월간의 장기 부진을 털어내고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질적 그룹 지주회사로서 한화브랜드 수수료 수입이 늘 것으로 예상되고 방산제조 부문 실적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삼성으로부터 인수한 삼성테크윈과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올해가 실적 전환 기점

한화 주가는 2013년 10월 4만2050원을 찍은 뒤 하향세를 그리다가 지난달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26일 주가는 한 달 전에 비해 22.37% 상승한 3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그동안 성장모멘텀이 없던 자체의 방산·제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오진원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편입된 한화테크엠과 올해 새롭게 시작한 유도무기(천무 프로젝트) 사업의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13.3%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주회사 역할론이 부각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상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는 그동안 계열사로부터 브랜드 이용료를 받지 않았지만 올해부터 연간 750억~800억원 상당의 수수료를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가에 악영향을 줬던 계열사의 실적 우려도 어느 정도 털어냈다. 지난해 4325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한화건설은 올해 적자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한화생명도 지난해 구조조정 효과로 올해 5000억원대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계열사들의 주가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11거래일 만에 27.99% 상승한 6만9500원을 기록했다. 한화케미칼(1만4950원)은 연초 대비 26.69% 올랐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한화케미칼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종속회사인 한화큐셀의 태양광사업 실적 기대감”이라며 “다만 중국이 태양광 사업 확대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만큼 당장 실적개선이 가시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테크윈 인수대금 마련이 관건

하지만 오는 6월30일 마무리되는 삼성테크윈 인수 효과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테크윈 인수로 삼성탈레스와 한국항공우주 지분을 확보하게 돼 방산 및 항공사업에서 시너지와 성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약 제조를 주로 하는 한화와 항공기 엔진을 만드는 삼성테크윈 간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삼성테크윈 인수대금 8400억원을 마련하는 문제도 남아있다. 한화는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4200억원을 납입하고 나머지 절반은 1년 뒤에 지급해야 한다. 송인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한화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을 고려하면 6월까지 3000억원 정도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가 자사주나 한화생명 지분을 일부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환사채(EB)를 발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