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에서 열리는 ‘금요공감’ 무대에 서는 드럼연주가 남궁연 씨.
오는 20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에서 열리는 ‘금요공감’ 무대에 서는 드럼연주가 남궁연 씨.
“제 인생 목표가 훗날 드럼 연주가이면서 국악 발전에 기여한 사람으로 기록되는 거예요. 관객들이 ‘아, 우리 전통음악에 저런 매력이 있구나’ 감동할 수 있는 다양한 국악 공연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17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만난 드럼연주가 남궁연 씨(48)는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는 20일 풍류사랑방에서 재일동포 출신 국악연주가 민영치 씨, 국립국악원 무용단 부수석 단원인 이주리 씨, 안무가 장혜림 씨와 ‘금요공감’ 무대에 선다. 이번 무대는 국악원이 올해 풍류사랑방에서 여는 180회 공연 중 하나다.

그는 1986년부터 음악적 교류를 이어온 민씨와 최근 2인조 타악 퍼포먼스 팀인 K-비트 앙상블을 결성했다. 모든 장르와 협연이 가능한 한국 장단을 만들기 위한 첫 단추다. 이번 공연은 팀 이름을 내걸고 꾸미는 첫 무대가 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선 드럼과 장구 단 두 종류의 타악기만을 이용해 음악을 연주하고, 거기에 맞춰 무용수가 각각 산조춤과 현대무용을 추지요. 공연장 안에 마이크 같은 음향 확대 시설이 없기 때문에 서로 배려하며 연주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멜로디가 없는 드럼, 장구의 타악 연주만으로 65분 공연을 채우는 게 가능할까.

“멜로디는 음계 안에서만 움직일 수 있지만 타악은 더 많은 배열을 만들 수 있어 오히려 더 자유롭지요. 타악 연주 위에서 펼쳐지는 무용 공연이 관객에게 신선하게 느껴질 겁니다.”

그는 풍류사랑방에서 올 한 해 펼쳐지는 다양한 공연들이 ‘국악의 민낯’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모든 악기는 공연장의 형태에 맞게 개량돼 왔어요. 예컨대 서양에 콘서트홀이 생기면서 서양 악기는 극장에 맞게 변했습니다. 반면 국악은 본래 공개된 마당에서 이뤄지던 공연이었기에 악기를 개량할 필요가 없었어요. 서양식 극장에서 국악 공연을 하면 감동이 반감되는 이유죠. 올 한 해 여러 국악인이 풍류사랑방에서 공연을 펼치며 공간에 맞는 국악기에 대해 고민했으면 해요.”

그는 국악을 세계화하기 위해 뛰고 싶다고 했다.

“비틀스가 인도 악기 싯타르를 음악에 사용하면서 인도 음악이 세계에 알려진 것처럼 국악을 세계화하기 위해선 마돈나, 저스틴 팀버레이크 같은 세계 유명 가수들에게 한국 전통음악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난 10년간 국악 소스를 샘플링해 아카이브를 만들어놨어요. 틈나는 대로 유명 가수들에게 보내 국악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국악이 널리 알려질 날이 올 거예요. 국악이 품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믿습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