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된 매출 돌파구 찾아라" 타이어 3社 '질주본능'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가 매출 증대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천연고무 등 원재료 값 안정으로 수익성은 좋아졌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매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1990년대 중후반, 넥센타이어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세계 무대에 본격 진출해 미쉐린 브리지스톤 굿이어 등이 선점한 ‘톱 티어(1군)’ 무대에 도전해 왔다. 그러나 국내 1위 한국타이어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4%대(7위)에 그치는 등 시장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선 매출 증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타이어의 영업을 총괄하는 조현범 사장은 올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저가 브랜드 라우펜을 집중적으로 판촉하는 등 신시장 개척에 힘쓰고 있다. 지역별 유통망을 강화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하나다.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북미와 유럽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강호찬 넥센타이어 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는 미국·유럽 등 해외 신차용 타이어(OE) 시장 공급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오너 2, 3세 경영인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도다.

◆연간 매출 처음 감소한 한국타이어

"정체된 매출 돌파구 찾아라" 타이어 3社 '질주본능'
지난해 타이어 업체들은 공급 과잉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제품을 쏟아낸 탓이다. 천연고무 합성고무 등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제품 가격 인하도 매출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1위 브리지스톤(일본)이 엔저를 등에 업고 3% 성장한 347억달러를 기록했을 뿐, 2위 미쉐린(프랑스)은 3.4% 줄어든 184억유로, 3위 굿이어(미국)는 3.1% 줄어든 181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6조6808억원, 영업이익 1조316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2013년 대비 0.1% 증가해 2012년 가입한 1조원 클럽을 유지했다.

그러나 매출은 전년보다 5.5% 줄어들었다. 한국타이어는 연간 1조원 매출을 돌파하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한 1998년(1조200억원) 이후 2013년까지 16년 연속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처음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금호타이어도 매출이 7.1% 줄어든 3조43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업체는 특히 수출 부문에서 매출이 9.2% 줄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1조7587억원으로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이 1.8% 늘었다. 국산차 OE 공급 확대와 프로야구 등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 덕분으로 분석된다.

◆“높은 수익성 기반으로 마케팅 강화”

지난해 타이어 3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보여줬다. 한국타이어의 영업이익률은 15.4%로 브리지스톤(13%) 미쉐린(10.8%) 굿이어(9.4%) 등 톱 티어 업체들을 앞섰다. 금호타이어는 10.4%, 넥센타이어는 11.9%의 이익률을 달성했다.

수익성을 확보한 만큼 올해는 매출 증대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실적 목표로 매출 7조2500억원, 영업이익 1조350억원을 제시했다. 매출은 8.5% 늘려 잡은 반면 영업이익은 0.3% 늘어나는 것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내년 미국 테네시공장까지 완공되면 연간 생산 역량이 1억1000만개까지 늘어나는 만큼 이후에는 증설보다는 효율화를 통해 생산과 판매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매출 3조8758억원(12.8% 증가), 영업이익 4134억원(15.3% 증가)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말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이 회사는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넥센타이어는 매출 1조9000억원, 영업이익 2300억원대로 올해 사업 계획을 짰다. 매출은 8%, 영업이익은 10.3% 늘어나는 것이다. 자동차 업체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 OE 시장을 공략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