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방장관 "용납 안될 행위"…요미우리 "한미관계에 찬물"

일본 정부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5일 서울에서 괴한의 공격을 받아 중상을 입은 데 대해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이 북한 문제 등에서 보조를 맞춰야할 한미일 3국 관계와 한미 관계에 미칠 영향을 질문받자 "당연히 3국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미국·한국 또는 일본·한국 관계에 미칠 영향은 확실치 않지만 우리는 이 사건을 둘러싼 상황을 주시하면서 일·미·한의 기존 틀을 소중히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스가 장관은 오전 기자회견에서 "이런 행위는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강하게 비난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와, 피해를 본 리퍼트 대사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한국에서 엄정하게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셔먼 차관의 발언이 범행 동기가 됐다는 시각에 대해 논평을 요구받자 "답변은 자제하고 싶지만, 어떠한 이유에서도 폭력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밝힌 뒤 "서울의 일본 대사관에서 체류 일본인에 대해 주의를 촉구하는 동시에 한국 정부에도 경비 강화를 요청했다"고 소개했다.

언론은 용의자 김기종 씨가 2010년 당시 주한 일본대사에게 콘크리트 덩어리를 던진 일로 처벌받은 사실, 독도 문제에서 일본을 비판하는 활동을 해온 점 등에 주목하며 이번 사건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용의자가 범행 후 '한·미 연합훈련 반대'를 주장했지만 몇몇 신문은 '과거사 갈등에서 한·중·일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의 최근 발언이 촉발한 한·미 관계의 미묘한 긴장과 이번 사건이 무관치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건을 석간 1면 톱기사로 다룬 아사히 신문은 김기종 씨가 사건 현장에서 자신이 독도 관련 단체 대표임을 밝혔다고 전하고 "한국 내에서는 최근 셔먼 차관의 발언이 '일본에 치우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 경찰 당국이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한국 측 경비의 안이함이 부각돼 한·미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셔먼 차관이 지난달 말 한·중·일 역사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하는 세 나라에 모두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이후 미국과 한국 관계는 삐걱대고 있었다"고 적었다.

교도통신은 사건 발생부터 용의자 신병 확보, 병원으로의 이동 등을 실시간 속보로 타전했고, NHK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관련 소식을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