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수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 "리튬 대량 생산으로 포스코 재건 앞장"
포스코 산하 실용화 전문 연구기관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이 리튬 등 첨단 신소재 상용화를 통해 불황의 늪에 빠진 포스코 재건에 나선다.

우종수 RIST 원장(사진)은 3일 창립 28주년을 맞아 “염수리튬 직접 추출, 니켈 융복합 제련, 합성천연가스(SNG) 생산 등 포스코 메가 프로젝트 연구를 성공시키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취임 1년을 맞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포스코 불황을 해소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첨단 신소재 상용화에 나서기로 한 것과 흐름을 같이한다.

RIST는 올 상반기에 아르헨티나 지역의 염호(鹽湖)를 확보한 뒤 사업승인을 받는 대로 하반기에 대규모 리튬 생산 공장을 착공하기로 했다.
작년 시험가동에 성공한 칠레 마리쿤가 염호에 설치된 2단계 파일럿 플랜트.
작년 시험가동에 성공한 칠레 마리쿤가 염호에 설치된 2단계 파일럿 플랜트.
앞서 RIST는 지난해 말 아르헨티나 카우차리 염호 인근에 연 200t의 탄산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실증플랜트를 성공적으로 준공했다.

리튬은 노트북PC나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배터리의 주요 원료로 한국은 세계 1위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국이지만 핵심 원료인 리튬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리튬은 지금까지 소금기가 많은 바닷물, 소위 염호를 자연 증발시키고 남은 잔여물을 다시 화학적으로 처리해 만들어왔으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천수답처럼 날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RIST는 2010년 염호에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 2013년 칠레,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 파일럿플랜트 가동에 성공하면서 대량 상용화 가능성을 열었다.

우 원장은 “포스코 리튬 추출 기술은 기존의 자연 증발식에 비해 생산 속도가 10배 이상 빠르고 회수율이 높다”며 “스마트 기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전기자동차 상용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돼 염수 리튬 추출 기술은 포스코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IST는 1987년 포스코가 전액 출연해 설립한 실용화 전문 연구기관으로 2014년 기준 연구비는 1850억원 규모다. 포항, 광양, 강릉, 인천 송도 등 전국에 550명의 연구직원을 두고 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