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5개월만에 2000선 고지를 밟았다. 외국인이 7거래일째 '바이 코리아'를 이어가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57포인트(0.23%) 오른 2001.38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미국 증시는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화답하며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15년만에 5000 고지를 밟았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달부터 대규모 양적완화에 나선 가운데 중국발(發)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더해지며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됐다.

이날 2000선 위로 뛰어 올라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공방이 이어지면서 한 때 상승폭을 반납, 1990선 아래로 내려갔다. 하지만 오후 들어 코스피는 외국인 매수를 등에 업고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며 2000선 회복에 성공했다. 코스피가 종가기준 2000선을 뛰어넘은 것은 지난해 9월30일(2020.90)이후 5개월여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거래일째 '사자'를 외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기관이 1907억원 어치를 팔아치울동안 외국인은 1868억원 어치를 담으며 맞섰다. 개인은 25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은 차익 순매수, 비차익 순매도로 전체 335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삼성전자 SK텔레콤 삼성에스디에스 제일모직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오름세였다. 전날 갤럭시S6 효과에 4% 넘게 뛴 대장주 삼성전자는 이날 0.35% 하락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은행 운수장비 철강금속 등은 올랐고, 섬유의복 건설 통신 증권은 내렸다.

현대차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3인방은 외국계 매수 주문이 몰리면서 2~3% 동반 강세를 보였다.

쌍방울은 최대주주 지분 확대 소식에 3%올랐고. 대덕GDS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6 수혜 기대감에 2% 상승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알리바바그룹이 만든 전자상거래 쇼핑몰에 입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6% 넘게 급등했다.

코스닥시장은 하루만에 반등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83포인트(0.62%) 오른 625.64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이 나홀로 18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49억원, 46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시총 상위주들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시장 시총 1위인 다음카카오는 1% 상승했고, 셀트리온컴투스 GS홈쇼핑 내츄럴엔도텍 등은 2~3% 강세였다. 반면 동서와 CJ E&M 이오테크닉스 등은 1~2% 떨어졌다.

위닉스가 실적 개선 전망에 2% 상승했고, 아이티센은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개정의 수혜주로 꼽히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은 사흘만에 반락했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40원(0.40%) 내린 1096.40원에 이날 거래를 마쳤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유럽중앙은행(ECB)발 유동성 공급 확대와 국내 기업의 이익 개선(턴어라운드) 가능성이 지수를 뒷받침 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 분위기가 무르익기 전까지는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