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통근버스 감축 운행…서울 거주 공무원들 '멘붕'
서울과 수도권에서 정부세종청사를 오가는 공무원 통근버스 운행이 올 하반기부터 대폭 축소된다. 정부의 관련 예산이 부족해서다. 통근버스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은 거의 ‘멘붕(정신적 충격이 크다는 뜻의 속어)’에 빠졌다.

행정자치부는 수도권~세종청사 간 통근버스를 7월부터 월요일 출근시간과 금요일 퇴근시간에만 운행한다고 세종청사에 입주한 정부 부처에 최근 공지했다. 월요일 82대, 화~목요일 57대, 금요일 71대를 운행하고 있는 통근버스 가운데 화~목요일 운행을 전면 중단한다는 것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작년에 100억원가량의 예산에다 추가로 약 43억원의 예비비를 받아 통근버스를 운행했다”며 “올해엔 기획재정부가 세수 부족으로 예비비를 주기 힘들다고 해 감축 운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자녀가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거나, 맞벌이를 하고 있어 서울과 수도권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은 비상이 걸렸다. 서울 강남에 살고 있는 경제 부처의 한 과장은 “7월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했다. 그는 “통근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날은 KTX나 고속버스를 이용해야겠지만 KTX를 타려면 세종의 반대방향인 서울역으로 가야 하고, 고속버스는 차편이 너무 부족해 예매가 힘들다”고 말했다.

출근시간인 오전 6시~7시30분 사이에 배차된 서울~세종 간 고속버스는 4대뿐이다. 출퇴근 비용 부담도 커진다. KTX의 편도 요금은 1만8000원가량이어서 매일 탈 경우 하루 약 4만원이 들게 된다.

세종으로 이사하지 못하는 공무원들은 세종에 아예 오피스텔을 구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다른 부처의 한 국장은 “월요일에 내려와 지낼 수 있는 조그만 원룸을 구할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근버스 운행 감축이) 세종에 빨리 정착하라는 의미이겠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도 많다”고 토로했다. 세종청사 인근 오피스텔 임대료(43㎡ 기준)는 한때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25만~35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하락세가 멈췄다.

김재후/강경민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