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무심한 '프렌치 시크'
[명품의 향기]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무심한 '프렌치 시크'


바네사브루노, 이자벨마랑, 쟈딕앤볼테르. 국내 주요 백화점에서 주목받고 있는 해외 신흥 명품(컨템퍼러리) ‘빅3’다. 모두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자연스럽되 무심하게 멋을 내는 프랑스 여성들의 스타일을 뜻하는 ‘프렌치 시크’의 대표 주자들이다.

바네사브루노는 이 중 가장 자연스럽고 청순한 스타일을 추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요란한 장식을 배제해 소비자들이 자신의 옷장에서 막 꺼내 입은 느낌을 받도록 했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이 거실이나 방 안을 거닐 때, 집 근처에서 산책할 때 이 브랜드의 옷을 즐겨 입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바네사브루노의 제품들은 은은한 색상, 고급스러운 소재, 여성스러운 곡선을 살려주는 디자인이 잘 어우러져 배우를 더욱 사랑스러워 보이도록 하고 극에 낭만적인 숨결을 불어넣는다.

배우 송혜교가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입었던 자수 문양의 아이보리색 니트, 배우 손예진이 드라마 ‘상어’에서 입었던 연핑크색 시폰 원피스 등을 떠올리면 된다. 프랑스 배우 샤를로트 갱스부르, 바네사 파라디, 미국 배우 제시카 알바도 바네사브루노를 즐겨 입는다.

바네사브루노는 1992년 디자이너 바네사 브루노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프랑스 브랜드다. 브루노는 원래 모델, 가수, 영화배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다 디자이너가 됐다. 국내에는 2002년 상륙했는데 스팽글 장식을 단 리넨 토트백인 ‘르 카바’가 큰 인기를 얻었다. 카바(cabas)는 ‘바구니’란 뜻의 프랑스 말이다.

[명품의 향기]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무심한 '프렌치 시크'
올 봄·여름(S/S) 컬렉션의 주제는 ‘도쿄와 하와이를 여행하는 소녀’다. ‘맑고 청초하다’는 뜻의 티아레 꽃 문양이 들어간 상의가 대표 제품이다. 티아레 꽃은 하와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다. 하와이의 이국적인 풍경을 담은 포플린 소재 원피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염색 기법은 일본의 시보리 기법을 활용했다.

색상은 아쿠아 블루, 네이비, 인디고 등 푸른색 계열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되 샌드, 베이지, 카키, 화이트, 푸시아핑크 등 자연물을 연상케 하는 색상도 곳곳에 배치했다. 바네사브루노의 제품은 현대백화점 본점·무역센터점·대구점·부산점 등에서 만날 수 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