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1일 오후 7시42분

국내 3위 휴대폰 제조업체 팬택을 인수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한 미국 자산운용사 원밸류애셋매니지먼트가 법원과 매각주관사의 자금조달 능력 검증을 통과했다. 인수 의향을 밝힌 업체 가운데 처음이다. 이 운용사는 팬택에 대한 실사까지 한 상태여서 팬택은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원밸류애셋은 지난달 31일 팬택을 인수하기 위한 미국 대형은행의 통장잔액증명서 등 자금조달 증빙서류를 매각주관사 측에 제출해 인수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인수자금 1000억원과 인수 후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 1000억원 등 총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갖춘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법원과 팬택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여러 인수 후보로부터 인수 의향을 받았다. 하지만 대부분 자금조달 검증절차를 통과하는 데 실패했다. 또 매각 측이 요구한 팬택 전체 인수가 아니라 경기 김포공장, 특허권 등 일부 자산 인수나 직원 고용승계 불가 방침을 내세우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건 탓에 인수후보 자격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원밸류애셋 측은 회사 전체를 인수하고 직원 고용승계도 약속한 데다 팬택 브랜드도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매각주관사와 원밸류애셋은 매각공고 및 본계약 체결 일정을 조만간 결정하기로 했다. 법원은 일단 팬택 매각의 공정성을 위해 한 곳의 인수후보가 나타나더라도 공개 경쟁 매각입찰 공고를 내 ‘헐값 매각 시비’를 막기로 했다.

원밸류애셋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오렌지카운티 지역 한인이 주축이 된 한국계 자산운용사다. 이 회사는 팬택 휴대폰을 판매할 수 있는 미국 내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업체, 정보기술(IT) 관련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업체, 중남미 통신회사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미국과 중남미 지역 수출도 활로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팬택은 지난해 말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아 파산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윤준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수석 부장판사는 회생 폐지 대신 재매각 기회를 부여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