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김성섭 서울 중부서장 "패션 1번지 동대문, 짝퉁·동네 조폭 근절해 질서 1번지로 만들 것"
“한국의 패션 1번지인 동대문시장의 무질서를 바로 잡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김성섭 서울 중부경찰서장(58·사진)은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대문시장이 짝퉁 노점상과 동네 조폭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관할 중구청과 함께 강력한 단속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을 지낸 김 서장은 지난 16일 취임했다.

그는 상주인구가 약 10만명 규모인데도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300만명에 달하는 지역 특성을 설명하며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만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교통질서를 지키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 서장은 경찰관 생활 36년 중 정보 분야에서만 20년을 보낸 ‘정보통’이다. 1986년 서울청 정보기록실 근무를 시작으로 2012년 경기지방경찰청 정보과장을 지내기까지 정보 업무에 잔뼈가 굵다. 특히 2010년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는 서울청 정보1분실장을 맡아 시위를 예방하는 등 안전한 행사 개최에 크게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당시 진정성 있는 소통을 위해 노동·농민단체를 찾아가 술잔을 기울이곤 했다”며 “먼저 다가가자 그들도 마음을 열어 상호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김 서장은 ‘문인 경찰’로도 유명하다. 1999년 문예계간지 ‘창조문학’ 여름호에 일선 형사의 소소한 감정변화를 담은 수필 ‘우산’을 게재해 2000년 창조문학상 신인상을 받았다. 이후 박경리의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경남 하동서장과 출판문화단지가 있는 경기 파주서장을 맡아 문인들과 만나는 등 문학계와 인연을 이어 나갔다.

김 서장은 또 1996년부터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와 교류하며 한국문화유산 탐방에 나설 만큼 역사에도 큰 관심을 보여왔다. 그가 맡은 경찰서마다 서내에 역사관을 만들어 경찰 관련 사료 보존에도 노력해왔다. 김 서장은 “중부경찰서는 오랫동안 서울 도심을 지킨 유서 깊은 경찰서”라며 “중부경찰 뿌리 찾기 사업으로 직원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엔 부인인 구본숙 신임 충북 단양서장(57)이 총경으로 승진해 첫 순경 출신 부부 총경과 경찰서장이라는 타이틀도 갖게 됐다. 김 서장은 “구 서장이 단양으로 떠나면서 ‘내가 잘못하면 당신이 욕먹고, 당신이 잘못하면 내가 욕먹으니 서로 잘하자’고 얘기했다”며 “세간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은 만큼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