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은 2000년 이전까지는 섬유·유화 사업이 중심인 기업이었다. 지난 12년간 그린케미칼과 생명공학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교체한 결과 현재는 친환경화학수지, 바이오디젤, 정밀화학, 제약·바이오 부문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고부가 소재·백신 개발 '박차'…내년 이후 실적 대폭 개선될 듯
석유수지 생산 배가…신소재 개발 성공

SK케미칼 매출의 약 37%를 차지하는 것은 폴리에스테르(PET)와 폴리에스테르글리콜(PETG)을 생산하는 수지 부문이다. PET는 주로 음료수병의 원재료로 사용되는데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외주임가공을 줄이고 고부가 제품군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PETG는 인체에 해롭다는 우려가 있는 비스페놀에이(BPA)가 첨가되지 않은 석유수지다. 유리와 폴리카보네이트(PC)의 단점을 개선시킨 석유수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PETG는 전 세계에서 SK케미칼과 미국의 이스트만케미칼만이 생산하고 있다.SK케미칼은 기존의 PET 설비를 줄여서 PETG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2014년부터 석유수지 사업부가 PET 매출을 뛰어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회사 SK신텍은 지난해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SK유화사업을 290억원에 인수했는데, 수익성이 좋지 않은 PTA사업은 중단시키고 PETG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DMT설비만 유지하고 있다.

SK케미칼이 추진 중인 또 다른 신소재로는 폴리페닐렌설파이드(PPS)가 있다. PPS는 25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견디는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금속 대체 등의 목적으로 헤드라이트나 엔진 등 자동차부품과 전기전자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SK케미칼은 8년간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 기업 중 최초로 PPS 개발에 성공했다. 제품의 상용화를 위해 회사는 일본 데이진과 2 대 1로 합작해 이니츠라는 회사를 설립, 현재 울산에 1만2000t 규모의 설비를 건설 중이다. 이 PPS공장은 올해 10월 완공 예정이며, 2016년 6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사의 바이오디젤은 국내 시장점유율 1위(시장점유율 30%)다. 주유소에서 경유 판매시 바이오디젤을 2% 혼합하도록 하고 있어 꾸준한 수요가 예상된다.

동사는 애경유화 등 경쟁사 대비 저렴한 원재료로 바이오디젤을 생산해 5% 이상의 수익성을 꾸준히 내고 있다. 2014년부터 화력발전소에도 바이오디젤을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500억원 정도의 연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생명공학 회사로 변신

박중선 키움증권 책임연구원
박중선 키움증권 책임연구원
SK케미칼은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경쟁력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매년 SK케미칼은 생명공학부문 매출의 10%가 넘는 연구개발(R&D) 비용을 집행하고 있으며 다수의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 중이다. 현재 주력 제품은 치매치료제 제네릭(SID710)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2013년에 만료돼 동사가 복제 의약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2013년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14년 3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동사가 개발 중인 혈우병치료제(NBP601)는 현재 임상 3상 마무리 단계다. 내년 하반기부터 판매되며 한국·미국·남미·호주에서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100억원을 받고, 매출의 5%를 러닝로열티로 수취키로 했다. 회사 측은 NBP601의 매출액이 2018년 1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는 백신을 매년 1~2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9월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를 출시할 계획이며 대상포진백신, 폐렴구균백신도 줄줄이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 백신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독감백신을 제외하면 SK케미칼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SK케미칼이 연구 중인 폐렴구균백신은 사노피와 임상계약을 체결했으며, 13종의 폐렴구균에 효과가 있는 ‘13가(PCV13)’ 이상의 폐렴구균 백신을 발매할 계획이다. SK케미칼은 사노피로부터 기술 마일스톤 수수료 500억원을 수령하고, 향후 제품 발매 후 이익의 50%를 SK케미칼이 인식할 예정이다.

박중선 < 키움증권 책임연구원 jspark@kiwoo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