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좇는 애플의 추격이 거세졌다. 화면을 키운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성공 덕분에 애플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2011년 3분기 애플로부터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 타이틀을 빼앗은 삼성전자와의 판매량 격차도 바짝 좁혀졌다. 애플의 재도약과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추격 등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이폰6로 부활한 애플…사상 최대 실적
아이폰 판매량 46% 증가

애플은 작년 4분기(10~12월)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7450만대를 기록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증권시장 분석가들의 추정치 평균인 6650만대보다 10% 이상 많은 것으로 분기 실적 기준 사상 최대치다. 아이폰 판매 증가에 힘입어 분기 순이익도 180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당 순이익은 3.06달러, 매출은 746억달러였다.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은 38%, 매출은 30% 증가했다. 순이익과 매출 역시 증권시장 분석가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전망치는 주당 순이익 2.6달러, 매출 677억달러였다. 애플 주가는 이날 3.5% 하락 마감했으나 깜짝 실적에 힘입어 시간외거래에서는 5.7% 급등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 수요가 놀라울 정도였다”며 “구글 안드로이드 제품에서 애플 제품으로 바꾼 이용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하고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이뤄낸 인상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중국에서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지역별 매출 증가율은 중국 69.9%, 미국 23.3%, 유럽 20.0%, 일본 8.7% 등이었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는 “애플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2~4위는 샤오미 삼성전자 화웨이로 집계했다. 구체적인 점유율 수치는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애플은 중국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15개였던 중국 애플 스토어를 최대 명절인 춘제까지 20개, 내년 중반까지 40개로 늘리기로 했다.

삼성과의 간극 좁혀져

아이폰 판매량 급증으로 애플은 1위 삼성전자의 턱밑까지 바짝 따라붙었다. 삼성전자의 작년 3분기(7~9월) 스마트폰 판매량은 7800만대였다. 4분기엔 3분기보다 감소했을 것으로 증권시장 분석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한때 3000만~4000만대였던 삼성전자와 애플의 판매량 격차가 300만~400만대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는 29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크리스 존스 캐널리스 분석가는 “삼성전자가 시장 주도권을 쥔 뒤 작년 4분기만큼 애플이 삼성전자를 따라붙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1년 3분기 이후 계속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해 갤럭시S5 등 주력 제품 판매가 부진한데다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현지 브랜드의 거센 도전으로 점유율이 낮아지는 추세다. 작년 3분기 시장점유율은 25%로 전년 동기(34%)보다 9%포인트 하락했다.

존스 분석가는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홍수와 중국의 샤오미, 인도의 마이크로맥스 등 현지 업체의 약진으로 고전하는 동안 애플은 최고급형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전략으로 시장경쟁을 헤쳐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격차를 다시 벌리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중국에 갤럭시A 시리즈, 인도에 Z1 등 신제품을 내놓는 등 반격에 나섰다. 애플은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사진)와 전자결제서비스인 애플페이 등으로 추격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쿡 CEO는 이날 전화회의에서 애플워치를 오는 4월에 시판한다고 발표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