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최소 6년간 대학 졸업생이 대기업과 금융회사에 취업하기 어려워지는 ‘고용절벽’ 현상이 빚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내년부터 300명 이상 기업의 정년 60세 의무화로 퇴직자가 대폭 줄어드는데 임금피크제 도입 등 보완책은 미비해 기업의 채용 여력이 바닥나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2015 고용절벽 분석’에 따르면 정년연장법에 따라 현재 평균 53세인 대기업·금융권 직원의 은퇴 시기가 6년 이상 늦춰질 전망이다. 상당수 대기업은 임금피크제 의무화 등 제도 보완 없이 정년 연장이 의무화되면 신규 채용 인력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20년 이상 근무자의 임금이 신입 직원의 2.8배(제조업 기준)에 달하는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 때문에 장기 근속자 한 명의 은퇴 시기가 늦춰지면 신입 두 명 이상의 자리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대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채용계획 조사에서도 대기업 열 곳 중 세 곳은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줄이거나 아예 뽑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10대그룹의 대졸 채용 규모는 2012년 3만2440명에서 2013년 3만400명, 지난해 2만9400명 등으로 지속해서 주는 추세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노사팀장은 “임금피크제를 법제화하는 등 특단의 대책 없이 정년만 연장하면 대졸자들은 앞으로 6~7년간 취업 암흑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