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법대 출신도 법조인 되는 게 공정사회" 서울변호사회 새 회장 김한규
“가난한 가천대 법대 출신도 법조인이 되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입니다.”

서울 지역 1만1100여명의 변호사를 대표하는 제93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에 당선된 김한규 변호사(45·사법연수원 36기·사진)는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7년 폐지를 앞둔 사법시험이 유지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년간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을 지낸 김 변호사는 이번 선거에서 유효투표 7053표 중 2617표(37.1%)를 얻어 후보 5명 가운데 1위에 올랐다. 2위 김영훈 변호사의 득표수 1620표와 큰 격차를 벌리며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신임 김 회장은 가천대(옛 경원대) 법대 출신 첫 법조인이다. 서울변회 회장으로 서울 이외 지역 대학 출신 변호사가 당선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고시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며 학비를 벌 정도로 어렵게 공부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사법시험에 열한 번 떨어지며 수험기간도 길었다”며 “어려운 형편으로 전단지 돌리는 일, 독서실 총무 등 온갖 일을 하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역경을 딛고 변호사로 사회에 발을 내디딘 그의 경험이 젊은 변호사뿐만 아니라 고참 변호사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그는 “법조인 양성 기관인 로스쿨 제도 자체의 문제점을 고쳐나가는 데 앞장서겠다”며 “로스쿨과 사법시험 출신이 경쟁하게 되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김 회장은 국회에 발의된 네 건의 사법시험 유지 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김삼범 변호사가 부회장을,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가 법제이사를 맡았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