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이렇다 할 매수 주체가 없는 데다 시장을 이끄는 주도주도 찾기 힘들다. 실적 시즌임에도 상승 동력(모멘텀)은 실종됐다. 연초부터 코스피시장에 이른바 ‘3무(無)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수에 취약한 대형주보다 성장성을 가진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정책, 배당 모멘텀까지 감안한 투자전략을 세울 것을 조언했다.
'3無 장세' 뚫을 무기는 배당·중소형株
○이어지는 3無 장세

올 들어 26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기관은 1조484억원어치, 외국인은 7197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지수는 힘을 못 쓰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17거래일 동안 대부분 1920선 근처에서 맴돌았다.

대형주 중 상승세가 뚜렷해 주도주라고 꼽을 만한 종목도 드물다.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중 3분의 1이 올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SDS(-19.4%) 제일모직(-18%) 현대글로비스(-22%) 등 삼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하락폭이 컸다.

지난 22일 현대차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시작됐지만 실적에서 상승동력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2011년 126조원을 고점으로 2012년 121조원, 2013년 116조원, 지난해(추정) 115조원으로 감소 추세다.

○無에서 有 찾는 틈새전략

성장성 있는 대형주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3무 장세’에서는 시장을 이끌 주도주를 향한 시각을 확장시켜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흥익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시장 주도주는 매출 증가율이 10% 내외로 시장 평균을 웃돌면서 영업이익률은 상승세라는 특징이 있었다”며 “올해도 같은 기준에서 보면 반도체장비, 화장품이나 호텔 등 중국 관련주, 건강관리 장비주 내에서 대체주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곽병열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반기 중엔 외국인 수급과 해외 변수에 비교적 자유로운 중소형주 장세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매출 증가율 추정치가 10% 이상이면서 예상 영업이익률이 높은 중소형주로는 이오테크닉스, 원익IPS가 꼽힌다. 중국 소비주인 한국콜마, 건강관리 장비주 아이센스, 인바디 등도 이에 해당한다. 아이센스와 인바디는 올해 예상 매출 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모두 20%를 웃돈다.

상승동력 측면에서는 당장의 실적 개선세보다 배당 모멘텀을 함께 고려할 것을 조언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국민연금 지분율과 배당성향, 유보율, 자사주 비율 등을 두루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네이버, 롯데푸드, 휠라코리아 등이 국민연금 지분 10% 이상이면서 배당성향이 낮고 유보율은 높은 대표적인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