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투아렉. 사진=폭스바겐코리아 제공
신형 투아렉. 사진=폭스바겐코리아 제공
[ 김근희 기자 ] 폭스바겐코리아가 이미 유럽에서 판매가 중단된 유로5 엔진을 단 신형 '투아렉'을 국내 출시했다. 올 9월부터 국내에서도 유로5 엔진 생산과 수입이 금지되는 만큼 폭스바겐이 재고 처리를 위해 '떨이' 투아렉을 출시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코리아는 26일 서울 서초구 '폭스바겐 클라쎄오토 방배 전시장'에서 사진행사를 열고 투아렉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공식 출시했다.

폭스바겐은 투아렉의 라디에이터 그릴 라인을 4개로 늘리고, 앞면에 바이 제논 헤드라이트를 더하는 등 투아렉의 얼굴을 뜯어고쳤다. 또 360도 뷰 카메라, 트렁크 이지오픈 기능, 피로경보 시스템 등의 안전사양을 추가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심장은 바꾸지 않았다. 이번 출시되는 투아렉에 탑재된 엔진은 'V6 3.0 TDI'로 유로5 모델이다.

유로5는 유럽연합(EU)이 정한 자동차 유해가스 배출기준으로 유럽에서 2009년부터 시행됐다. 2013년부터 유럽에서는 유로5의 다음 단계인 유로6가 적용, 올 9월부터 국내에서도 유로6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엔진을 탑재한 차량들은 판매할 수 없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이 유로6 엔진을 달고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다른 수입차 업체들의 경우 2013년부터 유로6 엔진을 탑재한 차량을 출시했다"며 "이미 유럽에서 판매가 중단된 유로5 엔진 차량을 지금 국내에 내놓는 것은 재고를 처리하겠다는 심산"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은 투아렉을 찾는 고객들의 수요가 많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유로5 엔진을 탑재한 차량을 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작년 11월부터 유럽에서 유로6 엔진을 단 투아렉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 들여오기까지는 시간인 걸린다"면서 "고객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더 빨리 내놓을 수 있는 유로5 투아렉을 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투아렉은 국내 SUV 시장에서는 약세를 보이고 있는 모델이다. 투아렉 판매량은 지난 2013년 437대, 지난해에는 435대에 그쳤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