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어부산 제공
사진=에어부산 제공
[ 김근희 기자 ] 날이 갈수록 저비용항공사(LCC)의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좁은 공간 문제,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부재 등의 단점을 톡톡 튀는 특화 서비스를 통해 상쇄시키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CC들은 옆 좌석 구매 서비스, 지니 플러스 시트 등 실용적인 서비스부터 기내 프러포즈, 라디오 생방송 등 LCC만의 서비스를 실시 중이었다.

◆ 좁은 좌석도 넓히는 LCC들

LCC 항공기를 탔을 때 가장 불편한 것은 좁은 좌석이다. LCC의 항공기는 통상 대형항공사의 항공기보다 작고 비즈니스석이나 1등석 같은 별도의 좌석 제도를 운영하지 않기 때문. LCC들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좁은 좌석 공간을 넓힐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제주항공의 '옆 좌석 구매' 서비스는 출발 당일 여유좌석이 있을 경우 옆 좌석을 살 수 있는 유료 옵션 서비스다. 항공권을 발권할 때 일정 금액을 내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국내선은 편도 1만원, 동남아시아, 괌, 사이판 등의 노선은 편도 4만원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좌석을 비워놓으면 아이를 눕히거나 넓어진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유아를 동반한 승객이나 커플들이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또, 제주항공에는 자신이 앉고 싶은 좌석을 사전에 지정할 수 있는 '좌석지정' 서비스가 있다. 고객들은 예약을 할 때 노선별 좌석 종류별로 정해진 금액을 내고 자신이 원하는 좌석을 신청할 수 있다. 국내선의 경우 5000원(편도기준)을 내면 넓은 앞좌석과 비상구 좌석에 앉을 수 있다. 일반석은 3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진에어도 일반 좌석보다 넓은 좌석을 이용할 수 있는 '지니 플러스 시트'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진에어는 355석 규모의 중대형기인 B777-200ER(보잉)을 인수해 인천-괌 노선에 투입했다. B777기는 기존 LCC 항공기보다 두 배 가량 좌석 수가 많은 중대형기다. 진에어는 이 점을 이용해 일반 좌석보다 앞뒤 간격이 약 6인치 넓은 지니 플러스 시트를 36석 만들었다. 진에어만의 비즈니스석을 만든 셈이다. 괌 노선을 예매할 때 좌석 당 왕복 7만원을 더 내면 지니 플러스 시트로 업그레이드 된다.

◆ 기내에서 이색 공연 펼치는 승무원들

LCC는 고객들이 긴 여행 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특히 각 LCC에는 승무원들이 직접 음악연주, 마술, 타로점 등을 보여주는 기내특화 서비스팀이 있다.

에어부산에는 음악연주팀인 '블루하모니'팀, 네일케어 팀인 '블루뷰티'팀, 커피를 내려 제공하는 '캐빈바리스타팀' 등이 있다. 또, 사전 신청한 고객에게 타로 점을 봐주는 팀이 있다. 블루뷰티팀은 건조한 기내에서 네일아트, 손마사지, 얼굴 수분팩 등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난해 4월에 생긴 캐빈바리스타팀은 직접 고객들에게 핸드드립커피를 제공한다.

제주항공에는 게임팀, 매직팀, 일러스트팀, 풍선팀, 악기연주팀 등 총 8팀의 기내특화서비스팀이 있다. 제주항공의 가장 특이한 기내특화 서비스팀은 '뷰티플플라잇'팀으로 상공의 어느 부분을 비행하는지 안내하는 팀이다. 비행하는 동안 아름다운 하늘길과 풍경을 소개하고 이벤트 등을 실시한다.

이스타항공은 매주 1회 인천-방콕편 항공기 내에서 기내 매직쇼를 진행한다. 객실 앞에서 실시하는 무대마술과 승객에게 찾아가서 보여주는 '퍼스널 터치 매직'이 있다. 티웨이항공은 풍선아트를 보여주고 승객들에게 나눠주는 이벤트를 시행한다.

◆ 승객 사연 읽어주는 LCC들

LCC들은 단순히 보여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승객들과의 소통에도 열심이다. LCC들은 기내에서 승객들의 사랑의 메신저가 되는 등 승객과 같이할 수 있는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제주항공은 기내에서 승객들이 프러포즈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탑승하기 2주일 전까지 승객이 사연을 보내 기내 프러포즈를 신청하면 제주항공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프러포즈 이벤트를 연다.

승객들의 마음을 편지로 전달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에어부산, 티웨이항공은 승객들이 사전에 신청을 하면 기내방송과 함께 편지를 전달한다. 이스타항공은 좀 더 색다른 방식으로 승객들의 마음을 전한다. 이스타항공은 기내에서 '라디오 이스타'라는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한다. 승객들의 사연을 중심으로 라디오 방송을 내보낸다.

이외에도 이스타항공은 승객과 함께하는 기내 체조, 승무원과의 가위, 바위, 보 게임, 특별 퀴즈 등 다양한 승객 참여형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