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만간 발표 예정인 ‘공공기관 정상화 2단계 대책’에는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공기관 조직에 직원 간 경쟁 체제를 도입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담겨있다.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가 민간을 설득하기 위해선 공공 부문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무늬만 연봉제’ 타파

정부는 노동시장 구조개혁 방안 중 하나로 민간 부문의 호봉제 폐지와 성과 및 생산성에 따른 임금체계,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민간 기업에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 직원들은 아직까지도 호봉제 안에서 연차만 채우면 자동으로 승진이 보장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관행을 고치기 위해 2010년 6월 ‘동일 직급이라도 성과에 따라 연봉이 최대 30% 이상 차등 지급’되는 성과연봉제를 공공기관에 전면 도입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전 직원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공공기관은 전체 304곳 가운데 82곳(27%)에 불과하다. 특히 규모가 큰 30대 공기업 중 전 직원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기관은 한국전력 등 세 곳밖에 없고, 이마저도 연봉 격차가 크지 않은 ‘무늬만 연봉제’ 성격이 짙다. 또 정부는 총연봉 대비 성과연봉 비중을 20% 이상으로, 공기업은 30% 이상으로 운영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16.1%에 머무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성과연봉제 대상을 우선 중간 간부인 차·과장급으로 늘리도록 권고한 뒤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는 성과연봉제 단계적 도입 방안을 성실히 이행한 기관에 대해서 경영평가 비계량 항목에 점수를 더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근무성적 최하위 두 번이면 퇴출

근무 연수만 채우면 자동으로 승진되는 현 공공기관 승진체계에도 ‘메스’를 댄다. 정부는 공공기관 정원 대비 3급 이상 간부 비율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한국광물자원공사의 3급 이상(차장급) 간부 비율은 각각 60.0%와 54.1%에 달하는 등 간부급 직원이 절반을 넘는 곳이 적지 않다.

간부 비율이 높아지면서 공공기관 임금은 이미 민간 기업을 앞질렀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평균 월급은 509만원으로 민간 기업(385만원)보다 124만원 더 많다. 연령별 임금을 비교해보면 20대엔 공공기관 임금이 민간에 비해 4.1% 낮지만 30대(민간 대비 6.7%)와 40대(24.5%), 50대(50.1%)는 공공기관 직원의 임금이 더 많다.

무조건 정년을 보장하던 관행에도 제동을 건다. 정부는 근무 평가에서 2년 연속 최하점을 맞으면 직원을 퇴출하는 ‘투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도입을 고려 중이다.

투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는 현재 정부 출연연구기관 연구원들에게 이미 적용하고 있는 데 이를 공공기관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들여다본다는 것. 다만 출연연에서 이 제도로 인해 퇴출된 직원이 거의 없고, 직원들의 반발도 커 검토 수준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기재부는 또 현재 117개인 경영평가 대상 공공기관을 줄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르면 내년 경영 성적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 2016년에 대상 기관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