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앞두고…조성진 LG전자 사장 출국금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삼성전자 세탁기를 고의 파손한 혐의로 검찰에 고소된 조성진 LG전자 생활가전담당 사장(사진)이 최근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LG전자의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사업을 책임지는 조 사장이 다음달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 2015에 참석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조 사장이 수차례 소환 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자 검찰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주 위험이 크지 않은 대기업 사장을 출국금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도 없지는 않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날 나란히 보도자료를 내고 공방을 벌였다. LG전자는 “지난 12일 삼성전자 임직원을 증거 위조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맞고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고소 대상자를 지목하지는 않았다. LG는 또 “조 사장이 CES가 끝나면 언제라도 (검찰에) 출석하겠다며 조사 일정을 조정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번 사안은 조 사장을 소환해 (세탁기 파손 장면이 담긴 동영상 속 인물이) 본인이 맞는지, 왜 그랬는지 조사하면 되는 간단한 문제”라며 “CES가 15일 이상 남았으므로 신속히 출석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도리”라고 반박했다. 또 LG전자가 “삼성이 독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현지 검찰은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하자, 삼성전자는 “조 사장이 출국금지를 당하자 LG 측이 터무니없는 무고를 하고 있으며 독일 검찰의 불기소 결정도 LG전자 임원에 대한 것일 뿐 조 사장에 대한 조사는 현지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9월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시내 가전 양판점에서 조 사장 등이 자사의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문 연결부를 고의로 파손했다며 조 사장과 LG전자 세탁기 담당 임원 등을 업무방해·재물손괴·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주용석/정소람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