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큰소리…"러시아 경제회복 2년이면 충분"
“루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18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외환보유액을 탕진하지 않는 정책을 쓰는 것은 올바른 대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과 관련해 러시아 중앙은행이 적절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이날 “러시아 경제는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약 2년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위기는 유가 폭락과 서방 국가에 의한 것”이라면서도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지 못한 영향도 있기 때문에 석유와 가스 등 자원 산업에 집중된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외환보유액은 4190억달러(약 460조4400억원)로 안정적”이라고 루블화 가치 폭락에 따른 국민들의 불안 심리를 달랬다. 하지만 러시아 금융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밝히지는 않았다. 지난 6월 이후 국제유가가 계속 하락세를 보이며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자 루블화 가치 역시 달러화 대비 40% 이상 급락했다.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6.5%포인트 올리고 17일 은행권에 대한 대규모 자본 확충 조치를 발표하는 등 러시아 정부가 내놓은 잇따른 환율 방어 조치에 오름세로 돌아선 루블화 가치는 이날 푸틴 대통령의 발언 이후 출렁였다.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는 상황인데도 푸틴 대통령이 환율 방어보다 외환보유액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