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랜드F&C "기업문화에 엄마 행복DNA 이식"
임신과 출산이 축복과 혜택인 회사가 있다. 임신하면 출근시간이 오전 9시에서 10시로 늦춰지고 퇴근은 오후 6시에서 5시로 당겨진다. 임신한 여직원들이 출근길에 만원 지하철에서 시달리는 것을 안쓰럽게 여긴 최고경영자(CEO)가 도입한 ‘마마 굿타임 제도’다. 아이를 많이 낳을수록 회사는 더 지원해준다. 다둥이(셋째 이상) 부모에겐 축하금 200만원과 상품권, 꽃바구니와 함께 CEO가 쓴 카드가 배달된다.

외국계의 공습에도 국내 유아복 시장 1, 2위를 다투는 ‘해피랜드F&C’ 이야기다. 해피랜드F&C는 아동복업체에 근무하던 임용빈 회장(62)이 1990년 세운 ‘해피랜드’가 모체다. 해피랜드F&C에서 F&C는 ‘패션&컬처’의 약자다. 유아복 업체를 넘어 종합패션회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현재 해피랜드F&C는 유·아동복과 내의, 골프의류 등 총 9개 브랜드를 갖고 있다. 유아복 브랜드 압소바, 프리미에쥬르, 파코라반베이비 등과 아동복 리바이스키즈가 있고, 2009년 일본 골프의류 MU스포츠의 국내 판매권을 인수했다.

해피랜드F&C는 이름 그대로 따뜻하고 정겨운 일터를 지향한다.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7년째 350여명 전 직원에게 매일 빵과 우유를 제공하고 있다. 직원들은 출근하면서 1층 로비에서 입맛에 따라 빵을 골라간다.

4년 전부터는 모든 직원의 구두를 닦아주고 뒤축도 갈아준다. “패션 회사 직원답게 발끝까지 단정한 매무새를 갖춰야 한다”는 임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금연펀드’도 있다. ‘담배를 끊겠다’고 선언한 직원 중 1년간 금연에 성공한 사람에게 돈을 몰아준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2007년부터 매년 네다섯 차례 전국을 돌며 임신부를 대상으로 ‘태교음악회(사진)’를 열고 있다. 태교음악회를 하는 날이면 해피랜드는 비상이다. 직원 30여명이 현장에 나가 혹여라도 임신부들이 넘어질세라 1 대 1로 밀착마크하며 부축한다. 예비엄마들 사이에서 해피랜드 태교음악회 행사는 태교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신청 경쟁률이 3 대 1에 달해 매번 조기 마감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