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노동생산성(취업자 1인당 실질부가가치 창출액) 증가율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8일 펴낸 ‘노동생산성 둔화요인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07년 연평균 3.3%에 달했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후 2010~2013년에는 1.8%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고용이 저부가가치 서비스업 중심으로 증가하고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미흡했던 점 등이 노동생산성 향상을 제약한 주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교육 수준이 높은 청년이나 여성 인력 활용이 낮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위기 이후 취업자는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음식·숙박, 운수, 도소매 등 저부가가치 서비스업 위주로 증가했다. 노후 준비가 부족한 장년층이 은퇴 후 대거 진입했기 때문이다. 서비스업 부문의 장년층 취업자는 2013년 기준 358만8000명으로 2005년보다 75%(153만8000명) 증가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구조조정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한계기업이 크게 늘어난 것도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제약했다. 이들은 주로 중소기업이다.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금융비용 대비 영업이익)이 1 미만, 즉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 중 75.4%(2012년 기준)는 중소기업이었다.

취업 의사와 능력은 있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청년 취업애로계층은 2005~2007년 평균 6만5000명에서 2009~2013년 10만6000명으로 늘었다.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2013년 기준 55.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62.6%에 크게 못 미쳤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