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른 '정·화·조'…연말랠리 군불 지피나
중국의 기습적인 금리인하 소식에 국내 증시는 오름세로 화답했다.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화학 정유 철강 등 전통적인 ‘중국 수혜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미국 소비시즌에 대한 기대가 높은 가운데 중국발 호재가 더해짐에 따라 연말까지 ‘미니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화·정·철 급등…증권주도 ‘들썩’

떠오른 '정·화·조'…연말랠리 군불 지피나
코스피지수는 24일 1978.54로 13.70포인트(0.7%) 상승 마감했다. 중국 정부가 금리인하 카드까지 꺼내며 적극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이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최근 반등 흐름을 보였던 화학 정유 철강 조선 등 경기 민감주 주가에 한층 탄력이 붙었다. 에쓰오일이 4만7000원으로 11.77% 급등했고, SK이노베이션(10.8%) LG화학(5.29%) 롯데케미칼(5.7%) 한화케미칼(6.25%) 등의 주가도 일제히 뜀박질했다. 이달 들어 30만원 근처에서 제자리걸음하던 포스코는 1만8500원(6.17%) 올라 31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현대중공업은 13만4500원으로 8.03% 올랐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진 만큼 화학 정유업종이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투기억제 정책 이후 제한됐던 석유화학업체들의 재고 비축이 금리인하로 재개되면서 단기적으로 제품가격도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철강업종의 경우 이미 장기간 수요가 역성장하고 있어 금리인하만으로 회복을 기대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이사는 “중국 경기가 회복되면 소비 관련주들도 다시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가격에 대한 부담이 있어 상대적으로 수혜폭은 낙폭 과대 경기민감주들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로 삼성증권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주들도 이날 3~4%대의 강세를 나타냈다.

◆연말 랠리 기대감 ‘껑충’

중국 금리인하로 아시아 증시 전반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 매수가 재개된 국내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국인은 이날 3481억원을 포함, 최근 5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연말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올해는 미국의 연말 소비시즌 분위기가 예년보다 더 좋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유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4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예상된다”며 “소재·산업재 주식의 반등이 더해지면 연말까지는 코스피의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뿐 아니라 유럽 일본 등 글로벌 각국이 동시에 양적 완화에 나서고 있어 어느 때보다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환율 변화에 따른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점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오 이사는 “엔화 약세에 위안화 약세까지 가세하면 한국의 수출 경기가 오히려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인하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경우 경기둔화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중국 증시는 2012년 7월을 포함, 금리인하를 단행한 7번 중 6번은 오히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며 약세를 보였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인하가 단기적인 투자심리 개선 효과를 넘어서려면 실제 중국 기업들의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지연/김희경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