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 금리까지 떨어진 ELS 수익률
대표적인 중위험 중수익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수익률이 뚝 떨어졌다. 이번주 출시된 주요 증권사의 신상품 ELS가 제시한 수익률은 같은 조건의 지난 8월 상품보다 연 1~2%포인트가량 낮다.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지수 변동성이 줄어든 탓이다.

◆적금과 큰 차이 없다

삼성증권이 이번주 내놓은 신상품 ELS 11178호의 연 수익률은 6.0%다. 유럽 주요 대기업의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유로스톡스50과 홍콩 상장 중국 본토기업 주가지수인 HSCEI를 기초로 한 상품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3년간 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 6%를 주는 조건이다. 삼성증권은 이 상품과 기초자산, 조기상환 조건, 손실구간이 동일한 조건의 상품을 매달 내놓았는데 이번달 수익률이 유독 낮다.

다른 증권사의 상품 조건도 나빠졌다. KDB대우증권이 코스피200과 HSCEI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손실 구간 60%짜리 고위험 ELS 수익률은 지난 8월 연 8.0%에서 연 7.0%로 하향 조정됐다.

원금비보장형 상품 중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연 수익률 5%대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손실 구간이 계약 시점의 45% 안팎으로 낮게 설정된 비교적 안전한 상품이 이 범주에 해당한다. 원금이 보장되는 정기예금이나 적금과의 이율 차이가 연 1~2%포인트 수준까지 떨어진 셈이다. 시중 정기예금 금리는 2% 안팎이지만 일부 은행은 마케팅 차원에서 여전히 연 4%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OK저축은행 정기적금(최대 연 4.3%), 수협중앙회의 월복리적금(최대 연 4.0%) 등이 대표적이다.

◆ELS 인기 한풀 꺾여

증권사들은 ELS 기초지수들이 일제히 박스권에 갇히면서 ELS 수익률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지수 변동성을 기반으로 한 ELS 상품 특성상 지수 움직임이 작아지면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홍콩, 유럽, 한국 지수가 동조화해 엇비슷하게 움직이는 것도 ELS 수익률이 떨어지는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수익률이 쪼그라들면서 ELS 발행액도 덩달아 줄어드는 추세다. 9월 8조332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11월 들어서는 21일까지 4조8832억원어치가 팔렸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