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상장한 삼성SDS가 6거래일 만에 40만원 고지를 넘어섰다. 19만원이었던 공모가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주가가 뛴 셈이다. 다른 삼성그룹주들도 10월 말부터 일제히 주가가 오르고 있다. 삼성그룹주를 편입한 펀드들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최대 8% 안팎에 달한다. 삼성SDS를 포함한 삼성그룹주들이 연말 증시의 주요 테마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기관석 앉은 SDS, 삼성그룹株 '상행선'으로
○SDS, 과열 논란 속 지속 상승

삼성SDS는 21일 전날보다 0.5% 오른 40만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1045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개인들이 내놓은 차익매물을 거둬들였다. 상장 첫날이었던 지난 14일 종가와 비교하면 주가가 22.13% 올랐다. 관리가 꾸준히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조5000억원어치 상당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판단이다.

삼성SDS의 적정주가에 대해선 갑론을박이 팽팽하다. 아직까진 “과열로 보기 힘들다”는 게 다수 의견이다. 정대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핵심주인 데다 그룹 내부 매출도 탄탄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내년 실적 예상치를 감안하면 45만원까지는 충분히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론도 만만찮다. 최대주주만 보고 가기에는 불안하다는 게 비관론자들의 논리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조커’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과 중장기 성장성 등을 다 감안해도 36만원이 한계”라며 “40만원대 주가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외국계인 CLSA는 지난 16일 ‘팔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대주주가 언제 지분을 매도할지 모르고, 대주주의 지분 정리가 끝나면 11만원 선까지 폭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그룹주도 탄탄대로

삼성SDS 이외의 삼성그룹주들도 덩달아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삼성그룹’은 최근 한 달 동안 8.24% 올랐다. 전자(최근 한 달 12.92% 상승), 생명(14.83%), SDI(16.44%), 증권(9.42%), 화재(7.97%) 등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일제히 뛴 덕이다. 전자와 SDI는 최근 조정으로 가격 매력이 생겼고, 금융 계열사들은 실적 개선 움직임이 뚜렷하다는 설명이다. ETF 이외의 삼성그룹주 펀드들도 대부분 높은 수익률을 냈다. 삼성SDS를 상장 직후 편입한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1A’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4.93%로 집계됐다. ‘IBK삼성그룹A’도 이 기간 4.0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그룹주들의 상승세에 힘입어 관련 펀드로의 신규 자금 유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펀드 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월 이후 삼성그룹주 펀드 순유입액은 2307억원에 달한다. 삼성SDS에 이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제일모직까지 증시에 입성하면 삼성그룹주의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본 투자자들이 펀드에 돈을 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가총액 4위 삼성SDS의 가세로 코스피200 종목 중 삼성그룹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시 30%대가 됐다. 2010년 24.4%(마지막 거래일 기준)였던 삼성그룹주 비중은 2012년 31.2%로 높아졌지만 지난해에는 28.3%로 줄었다. 지난 20일 기준 삼성그룹주 비중은 30.2%다.

송형석/강지연/황정수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