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돌린 일본인 관광객 다시 모셔라!
“일본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어요. 2012년부터 손님이 계속 줄면서 지난해에는 2012년의 70%, 올해는 거의 50~60%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일부 일본 전담 여행사의 경우 손님이 20~30% 수준으로 떨어져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감봉이나 시간제 근무를 하는 여행사도 있어요.”

(김영근 HIS 코리아 국제관광부 차장)

등돌린 일본인 관광객 다시 모셔라!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이 2년 연속 급감하면서 여행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반면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두 배나 늘어 한·일 관광수지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방한 일본인 관광객은 2012년 351만8972명에서 지난해 274만7750명으로 21.9% 감소했다. 올해에는 241만600명으로 예상된다. 2년 새 110만명 이상 줄어든 것. 반면 한국인의 일본 방문은 해마다 크게 늘어 2012년 204만2775명에서 지난해에는 245만6100명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지난 1~9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15.7% 늘어난 199만5800명이 일본을 찾았다. 연말까지는 250만명이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추정된다.

등돌린 일본인 관광객 다시 모셔라!
방한 일본인 관광객 급감은 엔화 가치 하락에 따른 일본인들의 해외여행 자제, 2012년 8월 중순 이후 한·일관계 악화, 북핵 문제에 따른 안보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에는 세월호 참사와 한·일관계 악화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지면서 인센티브, 수학여행 등 단체여행이 대폭 줄었다. 반면 일본은 엔저 효과에 기댄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지난 9월 월별 여행수지가 1970년 오사카(大阪)엑스포 이후 44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에 따르면 동방신기를 좋아해 한국여행을 매년 두 차례 이상 했다는 일본 여성 후지사와 하루나 씨(20·서비스업)는 “음식, 쇼핑, 미용 등 한국에는 일본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것이 많지만 최근 엔저로 여행경비가 비싸져 여행을 주저하게 된다”고 말했다. 야마다 고헤이 씨(47·엔지니어)는 “최근 2년간 한·일관계가 좋지 않아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언론 보도가 많다”며 “한국에 가면 한국인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한국 여행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이처럼 방한 일본인의 급감 추세가 이어지면서 일본 인바운드 전담 여행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손님이 줄면서 일본어 관광통역안내사(가이드)들이 일거리를 찾지 못해 중국어 가이드로 전공을 바꿀 정도다(본지 10월14일자 참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다음달 일본여행업협회(JATA) 회원사 관계자 1000명을 초청해 팸투어를 시행하는 등 방한 관광수요 회복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개별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SNS-온라인마케팅, 지방관광을 소재로 한 고부가 상품 다양화 등도 계획 중이다. 내년에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한·일 축제한마당, 한·일 관광교류 홍보대사 임명 등의 10대 사업을 전개해 양국 간 교류를 재점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용묵 한국관광공사 일본팀장은 “최근의 침체상황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지방관광을 활성화하고 고품격·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해 전통적으로 한국 관광의 최대 고객이었던 일본인들이 다시 한국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병일 여행·레저 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