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적완화 종료 '후폭풍'] 안전자산 갈아타기…유럽 '하이일드채권' 인기 급락
하이일드채권(고수익·고위험 채권)의 인기가 유럽에서 빠르게 식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1일 보도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 완화 정책이 종료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중동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위험 때문에 투자자들의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유럽 하이일드채권의 평균수익률은 지난 6월 연 3.82%에서 10월에 5.3%까지 급등했다. 유럽 기업들이 채권 수요감소로 더 높은 이자를 내고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S&P는 “경제 상황이 변해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조정에 들어갔다”며 “장기간 인기를 끌었던 하이일드채권이 매력을 잃었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이일드채권은 올 상반기 유럽에서만 75억달러(약 8조원)어치가 발행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전체 발행 규모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하지만 중동과 우크라이나 정세가 불안해지자 상황이 급변했다. 리스크가 큰 하이일드채권에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와 금리인상 가능성도 하이일드채권 시장이 부진한 이유다. FT는 “하반기 들어 미국의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하이일드채권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급격히 빠져나갔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8~9월 유럽 하이일드채권 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약 28억달러에 달한다. 다니엘 라미 JP모간 투자전략가는 “양적 완화 정책이 종료된 뒤 시장의 관심은 금리인상 시기에 쏠려 있다”며 “국채 등 안전자산의 금리가 오르면 하이일드채권 시장의 부진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