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분담" vs "복지확대"…金·文, 내용 다른 '대타협論'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사진)는 30일 복지 문제와 관련, ‘고통 분담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운동’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세금을 덜 내고 낮은 복지수준을 수용하는 ‘저부담 저복지’로 갈 것인지, 세금을 더 내고 복지수준을 높이는 ‘고부담 고복지’로 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공짜복지는 없다. 복지수준을 높이려면 누군가는 반드시 그 부담을 져야 한다”며 “2012년 이후 3년 연속 세수 부족사태를 겪고 있다. 남유럽처럼 기성세대가 미래세대에 엄청난 빚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회적 대타협을 위해서는 사회지도층의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며 “여야는 내년에 국회의원 세비를 동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장·차관 등 정부 고위직의 내년도 임금 동결을 제안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정치 개혁과 관련, “국회선진화법의 이상은 좋았지만 현실적으로는 국회가 마비되는 사태를 초래했다”며 “국회선진화법의 재검토를 야당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총선에는 국민이 직접 후보를 선출하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을 여야 모두에 강력하게 제안한다”며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했다.

김 대표는 “많은 국회의원이 정치적 위상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입법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하지만 입법은 곧 규제이고,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필요한 입법을 자제하는 게 바로 기업을 돕는 길”이라며 “기업을 적극적으로 돕는 공무원에게는 진급과 호봉책정에서 인센티브를 주고, 책임을 면하는 규제개혁특별법 제정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 “서비스 산업은 창조경제의 핵심이자 미래세대의 먹거리”라며 여야에 국회에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고통분담" vs "복지확대"…金·文, 내용 다른 '대타협論'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은 3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회 차원의 지속가능한 복지재원 논의를 위한 ‘국민대타협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한국의 복지 수준과 복지 지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라며 “그럼에도 정부여당은 재원 문제를 이유로 복지 문제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제안한 ‘고통 분담을 통한 사회적 대타협’에 대해서는 “여당 대표가 말씀하신 고통의 분담도 필요해진 게 사실”이라며 동의의 뜻을 표했다. 문 위원장은 “지금 시점에 중요한 것은 이제 우리 사회가 사회보장 재원 마련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며 국민대타협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개헌에 대해서는 ‘국회 개헌특위 구성 후 내년 본격적 개헌 논의, 20대 총선(2016년) 전 개헌’이라는 구체적 일정까지 제시했다.

문 위원장은 한국 정치의 현주소를 ‘이분법 진영논리에 빠진 대립과 대결의 악순환과 상대방을 향한 삿대질’ ‘우승열패와 적자생존의 원칙이 작용하는 정글의 체제’ ‘공멸의 정치’ ‘상대를 타도 대상인 적으로 보는 정치’로 규정, “모든 힘이 최고 권력자 한 사람에게 집중돼 있는 현 권력구조에 이 모든 정치 파행의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가 ‘국회선진화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선 “여야가 숙고하고 또 숙고해 다시는 (정치가 파행으로 가도록) 하지 말자고 만든 법”이라며 “단순하게 생각해 (국회 선진화법을) 고치자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을 인용해 ‘청청여여야야(靑靑與與野野·청와대는 청와대다워야 하고, 여당은 여당다워야,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론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태훈/고재연 기자 beje@hankyung.com/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