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입법컨설팅 변호사, '對官로비' 최전선…국회 출신 포진
로펌 입법컨설팅은 일반적인 송무나 자문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분야다. 대관(對官) 로비의 경계선에서 일하다 보니 부정적인 시각도 있어 공개 마케팅을 활발히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입법컨설팅팀은 법이 의뢰인에게 유리하게 적용되도록 국회 등에 의견을 내거나 대응 논리를 개발하는 일을 한다. 규제가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면 아예 법을 바꾸도록 설득할 때도 있다. 최근에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신청된 사람이 무사히 증언하도록 돕는 일도 시작했다.

로펌에 따라 법제컨설팅, 입법자문팀 등 조금씩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인맥과 정보력, 관련 경험이 성패를 좌우하고 법률가가 전통적으로 해왔던 일과도 달라 대형 로펌이 아니면 육성하기 힘들다. 실제로 10대 로펌 외에 입법컨설팅 서비스를 운용한 사례는 아직 없다.

대(對)국회 업무에서는 최석림 법무법인 태평양 법제행정팀 변호사(사법연수원 30기), 김진권 지평 입법지원팀 변호사(변호사시험 2회), 박승환 화우 법제컨설팅팀 변호사(17기)가 눈에 띈다. 최 변호사는 1998년 사법고시와 입법고시에 동시에 합격한 뒤 국회로 들어가 법제사법위원회 입법조사관, 입법조사처 법제사법팀장 등을 지냈고 2012년 태평양에 합류했다. 현직 법조인 중에서 가장 오랜 국회 사무처·입법조사처 근무 경력을 갖고 있다.

김 변호사는 짧은 로펌 경력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의원실 보좌관으로 10년 동안 일하는 등 이 분야에서 인지도가 높다. 2000년부터 보좌관으로 일하다가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진학, 졸업한 뒤 지난해 지평에 합류했다. 국회에 있는 동안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보좌관협의회장, 국회입법정책연구회 부회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변호사 A씨는 “최 변호사가 국회 입법이나 예·결산 과정에 밝다면 김 변호사는 정무적인 일에 능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화우에 합류한 박 변호사는 2004~2008년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2010년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을 거쳤다. 국회의원을 하던 시절 산업 분야 법률 심의를 총괄하는 제4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경험도 있다. 환경공단 근무 경험은 환경규제 문제를 다루는 데 활용하고 있다.

세종에서 입법자문팀을 이끌고 있는 송웅순 대표변호사(14기)는 국내 로펌에서 이 일을 하는 사람 중 가장 ‘고위직’이다. 삼성에서 9년 일하며 그룹 법무실장, 생명보험 법무실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주로 금융 분야 일을 한 게 복잡한 규제 문제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는 게 세종 측의 설명이다. 송 대표는 “입법컨설팅은 최적의 입법, 정확한 논리를 통한 설득 등 과학적 접근이 중요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율촌에서 조세그룹 대표를 맡고 있는 김동수 율촌 입법지원팀 변호사(19기)는 조세문제와 관련된 법제컨설팅에 전문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종석 광장 법제컨설팅팀 변호사(29기)는 1990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현 중앙행정심판위원회), 법제처 등에서 약 10년간 일한 경력이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