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가 거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크루그 먼 교수는 지난 20일자(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아마존이 너무 많은 힘을 갖고 있고, 그 힘 을 미국을 다치게 하는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크루그먼 교수의 지적은 지난 5월 아마존과 프랑스 출판사 아셰트간 의 수익배분 갈등 후 작가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안티 아마존' 운동과 흐름을 같이 하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 어떤 비판론자는 아마존을 경제 전체를 장악하려는 '괴물'로 묘사하기도 하지만, 아마존이 온라인 판매망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아니 기 때문에 그런 주장은 과장됐다"며 이견을 보였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어 "아마존의 문제는 자사의 시장 지배력을 출판업체들을 쥐 어짜는데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출판사를 압박해 싼 값에 도서를 납품 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마존 은 가격 올리는 힘을 가진 지배적 판매사업자인 '독점자(monopolist)'처럼 행동하지는 않지만, '구매독점자 (monopsonist)'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가격을 깎는 힘을 가진 지배적 구매사업자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점에서 아마존의 힘은 실로 엄청나고, 시장점유율 상의 수치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특히, 독자가 책을 사는 것은 책에 대 해 듣고, 주변에서 그것을 화제로 삼고, 나아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의 과정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데 아마존은 그런 '입소문' 을 모두 죽여버리는 위력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약간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아마존은 화제로 떠오르는 책을 사들일 수 있고, 아마존 이 그 책을 팔지 않는다면 독자가 접하는 기회는 처음부터 훨씬 적어질 수 있다고 크루그먼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나에게 '아마존 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준다'고 말하지 말라"며 "문제는 아마존이 너무 많은 힘을 갖고 있고, 그 힘을 남용한다는 것"이라고 말 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