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체질개선 나선 삼성정밀화학 성인희 사장 "50년 성공 DNA로 초일류 소재社 도약"
“50년간 축적된 성공 DNA를 바탕으로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프리미엄급 일류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성인희 삼성정밀화학 사장(사진)은 22일 창립 50년을 맞아 발간한 사사(社史)에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1964년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이 한국비료공업주식회사로 창립한 삼성정밀화학은 일명 사카린 사건이 터지면서 국가에 몰수됐다가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이듬해인 1994년 다시 삼성의 품으로 돌아왔다.

삼성정밀화학은 최근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203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올 들어서도 상반기에만 216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경영난에 빠졌다.

성 사장은 경영난 돌파를 위해 친환경·에너지소재 선도화학회사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그는 “대내외 경영환경은 단순한 겨울 수준이 아닌 빙하기나 다름없을 정도로 어려운 시기”라며 “과감한 사업구조 재편, 영업 역량 강화, 신규사업 등을 통해 초일류 소재화학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정밀화학은 올초 희망퇴직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전사적인 원가혁신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자구노력이 한창이다. 건축용 첨가제, 페인트 첨가제, 의약용 캡슐 코팅제, 에폭시 수지 등 주력 사업이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최근 2차전지 활물질 양산에 들어가는 등 신규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동산 등에 밀려 적자 사업으로 전락한 비료 사업은 3년 전 정리했다.

성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과감한 목표 설정과 실행을 주문하고 있다. 실현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정도로 공격적으로 목표를 설정해야 제대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철학에서다. 그는 “지금은 성장통을 겪고 있는 시기”라며 “끊임없는 혁신으로 지금의 위기를 헤쳐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직원과의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가끔 ‘떡볶이 번개’나 도시락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듣는다. 사내 인트라넷인 ‘소통인사이트’에 수시로 글도 올리고 있다. 성 사장은 “서로가 비전과 업무를 공유하며 생각과 지혜를 나눌 때 상상하는 것 이상의 성취가 이뤄진다”고 했다.

삼성정밀화학은 24일 울산사업장에서 기념 조형물 제막식 등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를 한다. 또 다문화 가정 초청 사랑나눔행사, 일일 바자회와 나눔가게를 열어 수익금 전액을 사회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