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준 한국폴리텍대 창원캠퍼스 자동차과 교수(오른쪽)가 학생들과 함께 만든 자동차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명준 한국폴리텍대 창원캠퍼스 자동차과 교수(오른쪽)가 학생들과 함께 만든 자동차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 인생이었어요. 밤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낮에는 방에 틀어박혀 게임만 했어요. ”

2007년 부산대 기계공학부에 입학했던 황보권 씨(26)는 꿈 같은 새내기 시절을 몇 달 보내지 못했다. 일용직이던 아버지가 부상해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 때문이다. 1년여 LG전자 에어컨 공장에서 일해 생활비를 어느 정도 벌어놓고는 군에 입대했다. 2010년 제대 후 공무원 준비를 시작했지만 친구들보다 뒤처졌다는 자괴감에 학교를 그만두고 2년여를 허송세월했다. 대인기피증이 생길 정도로 황폐해진 그의 삶에 변화를 가져온 것은 동생 덕분이었다.

한국폴리텍대 창원캠퍼스 산업설비과에 다니던 동생의 권유로 2013년 같은 학교 자동차과에 입학했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공부해 2013년 창원캠퍼스 1학년 중 최고 학점을 받았고, 대기업 입사를 목표로 자동차를 직접 만들어보고 틈날 때마다 기업 탐방도 다녔다. 그 결과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황보씨는 이달 초 포스코그린가스텍에 입사가 확정됐다.

그는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한국폴리텍대에 입학하고 나서 삶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한국폴리텍대 창원캠퍼스는 창원국가산업단지와 함께 성장해온 대학으로, 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독일 마이스터제도를 벤치마킹해 설립됐다. 올해 취업률은 88.1%로, 4년 연속 85%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창원캠퍼스의 간판 학과는 자동차과다. 교수진은 대부분 10년 이상의 현장 경력을 보유한 기술사 기능장으로, BMW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 자동차업계의 선진 시스템을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김명준 자동차과 학과장은 “부품 생산부터 정비까지 학교 수업이 현장 시스템과 같도록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