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낮아진 일반 환매조건부채권(RP)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진 반면 특별판매 RP의 인기만 치솟고 있다. 특판 RP는 증권사들이 역마진을 감수하고 마케팅 차원에서 한시 판매하는 상품이다.

'미끼상품' 특판 RP에 하루 수십억씩 몰려
증권사들은 최근 들어 일반 RP의 금리를 일제히 0.25%포인트씩 낮췄다. 지난 1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같은 폭 인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일반 RP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수시형 RP의 금리는 당초 연 2%대 초반에서 1%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단기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줄면서 수시형 RP를 찾는 사람도 적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RP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200억원가량 감소했다.

반면 증권사들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려는 목적으로 판매 중인 특판 RP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삼성증권이 지난달 내놓은 연 4.0%짜리 특판 RP(만기 6개월)에는 200억원 이상 유입됐다.

동부증권이 취급하는 특판 RP의 금리도 연 3.4(3개월)~4.0%(6개월)로 높은 편이다. 최대 1억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중도 해지해도 최소 연 2.0%의 금리를 보장한다.

동부증권 측은 “하루 30억원 넘는 개인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KDB대우증권 NH농협증권 등도 고금리 특판 RP를 취급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역마진을 보는 특판 RP 판매액이 늘수록 증권사들이 다른 부문에서 수익을 보전받아야 하는 만큼 시장의 왜곡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RP는 증권사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다시 매입하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채권이다. 국공채나 통화안정채권 등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원금을 떼일 우려가 거의 없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