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훈련기 도입…T-50 선정 가능성 커
미국 공군이 5세대 전투기인 F-22와 F-35 조종사를 양성하기 위해 신예 훈련기를 도입하는 T-X 사업에서 한국우주항공산업(KAI)과 록히드마틴이 공동 제작한 T-50(사진)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마이클 그리스월드 록히드마틴 부사장은 20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1회 방위사업청-산업연구원 국제 세미나에 참석, “T-X 사업에 뛰어들 경쟁자로 노스롭그루먼-BAE의 호크 128과 제너럴다이내믹스-알레니아의 T-100, 보잉-사브의 신규 제작기 등을 예상한다”며 “올해 말 미 공군이 결정할 T-X 사업 성능 항목이 T-50에 유리하게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미 공군은 기존 T-38을 대체할 고등훈련기를 350~650대 구매할 예정이다. 사업 규모는 100억달러 이상이다. 미 공군은 2017년 계약하고 2020년부터 인도받아 부대를 창설, 운용한다. 부대 임무 달성과 전력화지원 요소 충족 여부 등을 확인해 전력화 작업을 마무리짓는 최초운용능력(IOC) 평가는 2024년 4분기에 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T-50과 KT-1 등 국내 군용기 수출 실적은 5개국에 129대로, 규모의 경제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그리스월드 부사장은 T-50의 장점으로 △한국 공군에서 훌륭하게 쓰고 있어 개발 및 운용 위험 없이 당장 도입할 수 있고 △아음속에 머무는 경쟁기에 비해 초음속(마하 1.5)이며 △T-38보다 조종하기 쉬운데도 5세대 전투기 조종사 양성에 충분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T-50은 미국의 기술이전 없이 가장 싼 가격에 구매한다는 미 공군의 구매 전략에 들어맞는 등 최고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영수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실장은 “T-50 개발 과정에서 정부와 KAI의 투자 지분이 87%고 록히드마틴은 13%인 만큼 T-X 사업에 성공하면 한국은 항공기에 들어갈 각종 구성품 수출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며 “고도성장의 길을 열었던 1976년 포니 자동차 수출처럼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