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뷰] 방폐물 처리 해결책은 기술과 신뢰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의 한 행사로 방사성폐기물관리 과학포럼이 지난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렸다. 세계 원자력 전문가와 방폐물관리 전담기관 관계자가 참석한 과학포럼에서는 방사성폐기물 관리의 기술발전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방사성폐기물의 처분은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성숙한 기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우리는 방사선과 함께 살고 있다. 자연으로부터 나오는 생활방사선에서부터 암치료에 쓰이는 의료용 방사선, 연구용 방사선, 원자력발전에 이르기까지 방사선은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다. 방사성폐기물이란 방사성물질을 사용하는 여러가지 산업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방사선이 포함된 폐기물을 말한다. 잔류 방사능 소실에 필요한 시간은 방사성 핵종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며, 몇 초에서 수천 년 이상으로 다양하다.

우리가 방사선을 이용하는 한 방사성폐기물은 계속 발생할 것이고, 누군가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방사성폐기물 처분은 이런 방사선의 특성을 이용해 방사성 붕괴가 완료될 때까지 충분한 안전성을 제공하는 조건 아래에서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다.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분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지상에 천층처분장을 건설하거나 지하에 동굴처분장을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는 주요 암반매질로는 화강암과 같은 결정질암을 들 수 있다. 결정질암은 매우 높은 강도를 나타내기 때문에 건설에 용이한 장점이 있지만, 암반 내에 단열이 발생할 수 있고 그 단열대는 지하수 유동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AEA 안전기준은 균열이 발생하는 것과 같은 문제는 공학적인 방법으로 보강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핀란드와 스웨덴에서는 단열대를 포함하는 지하 결정질암에 콘크리트 사일로를 건설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고 있다.

방사성폐기물의 저장은 규제기관의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선량을 연간 0.25밀리시버트(mSv) 미만으로 관리하고 있다. 참고로 이 수치는 자연방사능의 10%보다 적은 수치이고, 국제선 비행기를 이용할 때 받는 방사선의 양보다 적은 양이며, 의료용 엑스레이 촬영 시 노출되는 값보다 낮은 것이다. 이 수치는 예방조치 설계와 건설 시 규제기관이 제시한 방사선 수치보다 낮은 수치임이 증명되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는 이보다도 낮은 0.1mSv 미만으로 규제하고 있다.

IAEA의 과학포럼에서는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타입 등 여러가지에 대한 발표와 논의가 있었다.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대한 안전성은 규제기관이 보장해야 하고, 규제기관은 다양하고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연구해 인간과 환경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 각국의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은 이런 다양한 연구활동과 엄격한 안전규제에 의해 발전하고 있다. IAEA 같은 국제기구에서 정한 기준을 토대로 건설되고 운영된다면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세계 각국의 방사성폐기물 처분사업에 참여하는 엔지니어, 연구자들은 안전에 최우선적 가치를 두어야 하며 충분한 기술적·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국가와 국민들에게 보이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방사선은 우리 생활의 일부인 만큼 기술과 과학을 넘어선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랄드 우즈니앙
< 프랑스 방폐물관리청(ANDRA) 수석연구위원·IAEA 방폐물기술委 위원>